우리금융지주가 14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출범식을 열고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을 공식적으로 선포했다. 우리금융지주는 2014년 11월 민영화 과정에서 계열사를 매각하고 은행 체제로 바뀐 지 4년 2개월 만에 다시 지주사 체제로 복귀하게 됐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은 이날 출범사에서 “지주회사 출범을 통해 다른 금융그룹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게 됐다”라며 “적극적인 사업포트폴리오 재구축과 글로벌 전략 추진을 통해 대한민국 1등 종합금융그룹을 달성하고 세계가 주목하는 글로벌 강자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디지털혁신으로 우리나라 금융시장의 변혁을 촉진하고 금융 취약계층과 혁신기업, 중소기업을 위한 사회적책임 실천에도 우리금융그룹이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지주회사인 우리금융지주는 설립 초기라는 점을 고려해 필수업무를 중심으로 4본부·10부·1실의 최소 규모로, 그룹 내외부에서 선발된 임직원 80여명이 근무하게 됐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말 주주총회에서 지주사 전환을 위한 주식이전 계획서를 승인하고 지난 11일엔 지주사 설립 등기를 끝냈다.
우리금융은 우리은행, 우리FIS,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우리신용정보, 우리펀드서비스, 우리PE자산운용 등 6개사를 자회사로, 우리카드와 우리종금을 손자회사로 뒀다. 신속한 지주 전환을 위해 우리은행과 규모가 작은 5개사를 포괄적 주식이전 방식으로 우리금융 자회사로 뒀고, 나머지 우리카드와 우리종금은 추이를 지켜보며 자회사 편입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로써 KB, 신한, 하나, 농협 등 기존 금융지주회사에 우리금융이 합류해 국내 주요은행은 모두 금융지주 체제를 갖추게 됐다. 우리금융은 앞으로 비(非)은행 부문에서 적극적인 인수·합병(M&A)으로 명실상부한 금융지주사의 면모를 갖춰 나가겠다고 밝혔다.
우리금융은 이번에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지주사는 은행법상 자기자본의 20%라는 출자 한도를 적용받지 않아 ‘실탄’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이중 레버리지 비율(double leverage)이라는 간접 규제만 받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이 동원할 수 있는 출자여력은 7조원에 육박하게 됐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5월 지주사 전환 추진을 선언하면서 우선 진출할 업종으로 증권, 자산운용, 부동산신탁을 꼽았다. 우리금융은 표준등급법의 내부등급법 전환 이슈가 있어 당분간 대규모 M&A를 진행할 여건이 안 되는 점을 고려하면 당분간 이런 업종에서 중소규모의 ‘알짜배기’ 회사를 노릴 전망이다.
우리금융지주 관계자는 “우리금융그룹의 강점인 기업금융 역량과 국내 최다 해외 네트워크 등을 활용한 CIB(기업투자금융) 모델을 구현하고, 상품과 서비스 혁신을 통해 고객의 금융편익을 향상시킬 수 있는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겠다”라며 “최고의 종합금융그룹을 만들기 위해 그룹 임직원 모두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다원 인턴기자 dwlee618@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