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의 대장주는 예나 지금이나 삼성전자다. 코스닥은 투자 트렌드에 따라 대장주가 수시로 바뀌었다. 코스닥 대장주의 잦은 교체는 업황에 따른 변화가 1차 원인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코스닥 대장주의 상당수가 코스피로 넘어간 영향도 있다. 셀트리온이 가장 최근 사례인데 코스닥 대장주가 코스피로 떠난 이유는 주가 부양을 위해서다.
코스닥 대장주의 잇따른 변심은 코스닥의 침체를 의미했고 지난해 코스닥 활성화 정책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과거의 활성화 정책과는 조금 달랐는데 변화된 투자환경에 대한 인식에서 출발했다. 과거에는 세금 혜택을 무기로 한 정책성 펀드에 집중했다면 지난 2018년은 비교적 다양한 정책들을 사용했다. 정책성 펀드는 물론 앞서 언급했던 지수(Index)를 통한 자금 유인을 시도한 것이다.
가장 먼저 등장한 코스닥 활성화 정책은 KRX300이다. 코스피와 코스닥을 아우르는 한국 주식시장의 대표지수를 목표로 등장했다. KRX300의 지수 산출방법은 코스피200과 거의 유사하다. 다만 코스닥을 아우르는 업종 대표방식을 채택했고 코스닥 종목 중 바이오 업종에 해당하는 종목들이 대거 편입됐다.
KRX300의 추종 자금은 한때 1조원을 넘어서기도 했지만 현재는 9,000억원가량이다. 잠재적 경쟁자라고 할 수 있는 코스피200과 비교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와 같은 시가총액 상위 종목의 비중이 낮다. 상대적으로 바이오 업종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이를 투자 포인트로 삼는다면 올해의 KRX300은 다시 도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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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는 코스닥벤처펀드다. 세금 혜택을 부여한 일종의 정책펀드라고 할 수 있다. 코스닥 활성화의 핵심이었고 기대에 부합하듯 상당한 자금이 모집됐다. 코스닥벤처펀드의 주요 투자 대상은 코스닥 상장 주식이 아니었다.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같은 메자닌 상품에 집중했고 기대했던 만큼 코스닥 활성화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올해는 코스닥벤처펀드에 시련의 계절이 될 것이다. 우선 메자닌 투자가 많았던 만큼 주식 전환과정에서 발생하는 물량부담은 만만치 않을 것이다. 메자닌 투자 과열에 따른 부실화도 예상된다. 이런 과정을 거쳐야 코스닥벤처펀드는 거듭날 수 있다는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스케일업 펀드다. 저평가된 중소·중견기업에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펀드다. 기본적으로 기업이 신규 발행한 증권에 투자하도록 돼 있다. 다소 까다로운 운용 규정과 관련 라이선스 이슈로 인해 운용사 선정 후 실제 운용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됐다. 올해 스케일업 펀드에는 실효성 여부를 떠나 빠른 운용개시가 필요하다.
이제 코스닥 활성화 정책 시즌2가 시작된 것이어서 벌써 실망할 필요는 없다는 판단이다. 다만 올해는 기업공개(IPO) 배정방식 변경이나 비상장 기업 투자전문회사(BDC)와 같이 새롭게 등장하는 제도도 있는 만큼 좀 더 세밀하게 코스닥 활성화 정책을 주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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