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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동 꺼진 카카오 카풀...모빌리티 혁신 좌초되나

[카카오 카풀 시범서비스 중단]

카카오 "소통의 장 위한 결정"

서비스 백지화까지 첫 언급

사회적 합의 위해 물러섰지만

타협 실패 가능성도 배제 못해

공은 다시 택시업계로 넘어가

지난 11월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제2차 택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에서 전국에서 모인 택시기사들이 카카오의 카풀 서비스에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카카오모빌리티가 지난해 12월부터 시행해온 카풀 시범 서비스를 중단한다. 대화의 조건으로 카풀 시범 서비스 중단을 주장해온 택시업계의 요구를 수용한 조치라는 게 카카오의 설명이다. 특히 카카오는 “대화에 어떤 전제도 없으며 서비스 출시 백지화를 할 수도 있다는 열린 자세로 임할 것”이라고 밝혀 이후 택시업계의 대응이 주목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15일 입장자료를 통해“카풀 시범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며“택시업계와의 협력과 사회적 합의를 우선해 소통의 장을 만들기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정부와 여당은 카풀 문제 해결과 택시산업 발전을 논의하기 위한 ‘사회적 대타협 기구’ 구성을 추진하며 택시업계를 논의의 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해왔다. 하지만 택시단체는 전제조건으로 카카오의 카풀 시범 서비스 중단을 요구해왔다. 결국 카카오의 이번 결정은 대화의 장을 열기 위해 택시업계의 요구를 수용한 조치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날 자료에서 “사회적 대타협 기구에서는 물론 (다양한 방식으로) 택시업계와의 많은 대화 기회를 마련해 나가겠다”면서도 “대화에는 어떤 전제도 없으며 서비스 출시를 백지화할 수도 있다는 열린 자세로 대화에 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대타협 기구에서 ‘배수의 진’을 치겠다는 각오가 읽힌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그간 카풀 서비스 관철의 의지를 수차례 밝힌 것과는 다른 톤이어서 대화에 실패할 경우 결국 카풀 서비스를 접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내놓고 있다. IT업계의 한 관계자는 “택시업계의 반대로 결국 서비스를 접은 우버의 전철을 밟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만일 이렇게 될 경우 국내에서는 상당기간 모빌리티 분야의 혁신을 기대하기 어렵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카카오는 지난해 12월 카풀 서비스 정식 출시 3일 전 택시 기사의 분신 사태로 정식 서비스 출시를 무기한 연기해야 했을 때도 진행 중인 서비스를 중단하거나 서비스 백지화를 언급하진 않았다. 하지만 또 다른 택시기사가 분신 끝에 숨지고, 택시업계가 국토교통부 장관 해임, 카카오모빌리티 대표 고발 등을 외치고 있는데다가 야당을 중심으로 카풀 서비스를 사실상 금지하는 법안들을 잇따라 발의하자 더는 버티기 힘들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카카오 관계자는 “백지화까지 언급한 것은 대화를 위해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는 뜻”이라며 “(어떤 형태든)택시업계와의 협력을 기반으로 이동의 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카카오측의 서비스 중단 결정에 대해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택시·카풀 TF 위원장은 “사회적 타협을 위해 대승적 결단을 내린 카카오모빌리티 측을 높이 평가한다”며 “택시업계는 사회적대타협기구에 합류해 또 다른 택시노동자의 무고한 희생을 막고, 택시산업과 공유경제가 상생할 방안 마련에 정부·여당과 함께 머리를 맞대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지난달 7일 시작된 카카오 카풀 시범 서비스에서 드라이버로 등록한 ‘크루’는 7만여명에 달하며 한달여 동안 매일 수만건의 콜이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기존 카풀 시범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이용자의 불편함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지와 기술적인 작업을 거쳐 중단 수순을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사록기자 sa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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