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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위기 속 미래를 꿈꾸는 기업] 두산로보틱스, 제조현장 바꿀 '협동로봇' 대중화 이끈다

현장 근로자와 한공간서 작업

기존 제조라인서 자동화 구현

2025년 시장 규모 6.7배 커져

中·유럽 등 글로벌 판매망 구축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지난해 6월 독일 뮌헨에서 열린 유럽 최대 규모 로봇·자동화 분야 전시회 오토매티카 현장을 방문했다. 두산그룹이 새 미래 사업으로 점 찍은 두산로보틱스가 오토매티카에 참여해 협동로봇 제품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이 행사에서 해외 업체 경영진과 딜러들을 직접 만나 시장 상황을 확인하고 협력을 당부했다. 그 결과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만 통용되는 독일 시장에서 세 곳의 협력사 네트워크를 확보했다.

박지원 두산그룹 부회장도 지난 10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9’ 전시회를 참관한 자리에서 “이번 CES의 주요 전시 품목인 로보틱스는 두산그룹의 미래 먹을거리이기도 하다”며 “내년 CES부터는 두산도 전시 부스를 열 것”이라고 취재진에 밝혔다. 로봇산업이 두산의 미래 산업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동시에 CES에 새로 참가해 두산의 로봇 기술을 선보이겠다는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다.





그룹 수뇌부의 이 같은 관심은 두산그룹의 신사업 구상에서 두산로보틱스가 차지하고 있는 위치를 보여준다. 두산로보틱스가 집중하고 있는 분야는 협동로봇이다. 기존 산업용 로봇이 사람과 따로 분리된 상태에서 작업해 섬세함이 떨어진다는 문제점을 해결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작고 가벼운 협동로봇은 사람과 로봇이 효율적으로 작업할 수 있도록 설계돼 기존 제조 라인을 활용하면서도 자동화를 구현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미국의 벤처캐피탈 리서치 회사인 루프벤처스는 2018년 13억8,000만달러 규모였던 협동로봇 시장이 2025년엔 92억1,000만달러로 6.7배 급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두산로보틱스는 2015년 설립과 동시에 업계 최고 수준의 연구진과 개발자를 영입했다. 로봇산업에서 그룹의 미래를 찾기 위한 투자였다. 그룹 안의 기계·정밀제어 분야 전문 인력들도 발탁해 두산로보틱스에서 연구하도록 했다. 학계와의 협업 프로그램도 활발히 구축했고 지난해까지 약 540억원을 투입했다. 그 결과 설립 2년 만인 2017년 경기도 수원에 연간 최대 생산량 1만 여대의 협동로봇 공장을 준공하고 4개 모델 양산에 들어갔다. 두산로보틱스 관계자는 “회사 설립 전의 태스크포스팀 시기를 비롯해 로봇사업 진출을 치밀하게 준비했다”며 “초반에 고급 기술 축적에 설명한 게 빠른 양산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판매를 위한 성과도 점차 나타나고 있다. 두산로보틱스는 지난해 말 중국 최대 산업 자동화 기업인 보존 그룹의 링호우사(社)와 두산로보틱스 협동로봇을 공급하기로 계약했다. 링호우는 애플 중국공장의 자동화 사업을 추진하기도 한 회사로, 두산로보틱스는 제품을 공급하고 링호우는 제품 소프트웨어 등을 현지화해 판매를 담당한다. 중국은 협동로봇을 포함한 전 세계 산업용 로봇 시장의 36.1%를 차지하는 시장이다. 두산로보틱스 관계자는 “링호우와 손잡고 중국 ‘3C(컴퓨터·통신·소비자가전) 산업’의 전초기지인 쑤저우를 본격 공략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산로보틱스는 독일에서도 자동차 산업 딜러들과 판매협약을 맺고 유통채널을 확보했다. 두산로보틱스 관계자는 “인더스트리 4.0 개념을 도입한 독일은 협동로봇과 관련해서도 품질과 안전 기준이 높은 국가여서 여기서 인정받으면 세계시장에 보다 빨리 진입이 가능하다”며 “품질과 기술에 자신이 있기 때문에 독일을 먼저 뚫어보자는 전략으로 진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네덜란드에서도 판매망을 구축한 두산로보틱스는 앞으로도 협동로봇 수요가 많은 유럽과 중국을 중심으로 시장을 개척할 계획이다.

물론 과제도 있다. 산업계에서는 협동로봇이 대중화되고 광범위하게 사용되려면 비전문가들도 스스로 설치하고 프로그래밍 할 수 있도록 사용 편의성이 더 높아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제품들이 보다 더 다양하게 개발돼야 하는 것도 숙제다. 업계 관계자는 “협동로봇이 대중화되려면 지금보다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한데, 새롭게 사업에 뛰어든 두산이 이 숙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박한신 기자 hs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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