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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아이콘' 한미약품, 성장엔진 재시동?

2016년 이후 '1조 클럽' 못들었지만

이달 신약제품군 28종으로 늘려

올해'롤론티스'등 시판도 기대

일각선 "세계수준 R&D역량 갖춰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봐야" 분석

국내 바이오제약 업계의 기술수출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산 신약 개발의 아이콘으로 평가받는 한미약품(128940)의 차세대 신약 제품군이 1년여 동안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성장 엔진이 식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한미약품은 연초 신약제품군을 추가한 것은 물론 올해 시판 가능성이 높은 제품군이 많아 본격적인 시동이 걸릴 것이라는 입장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이 개발 중인 신약 제품군(파이프라인)은 28종이다. 지난 2017년 초 23종에 비해 5종이 늘기는 했지만 이 제품들은 모두 전임상이거나 1상이 진행중이다. 한미약품이 국내 제약업계에서 차지하는 위상과 성과에 비하면 아쉽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올해 가장 기대를 모으는 신약도 지난 2012년 미국 중견 바이오기업 스펙트럼과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한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 1종에 불과하다. 스펙트럼은 지난해 말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판매허가를 신청했고 이르면 올 하반기 승인이 예상된다.

롤론티스의 오리지널 의약품은 암젠의 ‘뉴라스타’다. 앞서 진행한 임상시험에서 뉴라스타에 비해 효능이 월등한 것으로 나타나 바이오의약품 개량 신약인 ‘바이오베터’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업계에서는 롤론티스가 내년에 미국에 본격적으로 출시되면 연간 4조원 시장 중 1조원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한미약품이 가져가는 몫은 전체 매출의 일부분인 로열티와 라이선스 매출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약품은 지난 2015년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와 39억유로(약 5조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면서 한국을 대표하는 제약사로 급부상했다. 창업주인 임성기 회장이 20년 가까이 매출의 대부분을 연구개발(R&D)에 쏟아부은 결과 얻은 값진 결과였다. 한미약품의 기술수출은 이후 국내 바이오제약기업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마중물이 됐다.

한미약품은 당시 기술수출 계약으로 창사 이래 최초로 연매출 1조원을 돌파했지만 아직 ‘1조 클럽’에 명함을 내밀지 못하고 있다. 2016년에는 베링거인겔하임과 7억3,000만달러(약 8,200억원) 규모로 체결했던 폐암 치료제 ‘올리타’의 기술수출 해지를 통보받는 시련까지 겪었다. 올리타는 국내에서도 혁신적인 치료제로 평가받아 임상 2상만 마친 상태에서 조건부허가를 받았지만 지난해 4월 시장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임상시험이 전격 중단됐다.



일각에서는 한미약품의 신약 제품군이 정체 상태에 있지만 선택과 집중을 위한 전략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미 국내 바이오제약기업 중 최다인 28종의 신약을 개발하고 있고 글로벌 제약업계가 가장 주목하는 한국 제약기업이라는 점에서다. 업계 최초로 개발 중인 신약 제품군을 실시간으로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등 연구개발 투명성을 강조하는 것도 한미약품의 경쟁력이라는 설명이다.

이태규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신약개발지원센터장은 “한미약품의 신약 제품군이 최근 뜸하긴 하나 국내 제약사 중 가장 많은 신약 제품군을 갖췄다는 것은 글로벌 수준의 역량을 갖췄다는 의미”라며 “기존 합성의약품에서 나아가 바이오의약품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는 것도 한미약품의 달라진 경쟁력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지성기자 engi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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