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반도체 업계와 정부에 따르면 이호승 기획재정부 제1차관과 이억원 기재부 경제정책국장 등 기재부 관계자들은 지난 16일 삼성전자·SK하이닉스, 관련 협회, 증권사 반도체 담당연구원 등 반도체 업계의 전문가들과 긴급 간담회를 가졌다. 기재부 관계자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동향과 전망을 중심으로 얘기를 나눴다”며 “기업의 구체적인 투자계획이나 올해 전체 수출 전망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기재부의 움직임은 최근 반도체 업황 하강에 대한 정부의 우려가 얼마나 큰지를 짐작하게 한다. 실제 기재부에서 반도체 업체들을 만나 시장 상황을 점검한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이다. 특히 반도체 경기 하강에 대한 우려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제기되기 시작했지만 올 초 삼성전자가 지난해 4·4분기에 ‘어닝쇼크’를 기록했다고 발표하면서 실제 숫자로 확인됐다. 올해 들어서도 상황이 좋지 않다. 관세청에 따르면 10일까지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7.5% 감소했다. 반도체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27% 준 영향이 크다. 기재부도 11일 ‘1월 경제동향(그린북)’을 통해 “투자·고용이 조정받는 가운데 미중 무역갈등·반도체 업황 등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기재부가 반도체 업황의 불확실성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실제 반도체 업계는 올 1·4분기에도 메모리 반도체의 가격 하락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지난해 반도체 경기 호황에 힘입어 사상 최초로 연간 수출 실적 6,000억달러를 달성했지만 올해 초부터 반도체 경기가 둔화되면서 정부에서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15일 기업인들과의 만남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게 최근 반도체 업황에 대해 질문하는 등 각별한 관심을 나타낸 바 있다.
관련기사
/고병기·빈난새 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