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혹독했던 신흥 아시아 시장에 투자하는 펀드의 단기 수익률이 플러스로 전환하고 있다. 다시 반등 모멘텀이 감지된다. 올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기대가 낮아진데다 미중 무역분쟁 완화로 중국 경기부양 효과가 가시화되면 아시아 지역의 신흥국 경기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2007년 설정된 ‘삼성 아세안증권펀드’는 신흥 아시아 지역에 투자하는 업계 대표 펀드다. 운용설정액도 2,800억원으로 대형 펀드에 속한다. 높은 성장잠재력을 가진 인도네시아·싱가포르·말레이시아·태국·필리핀 등 핵심 국가에 투자한다. 삼성자산운용 홍콩 현지법인이 운용하고 있다. 앨런 리처드슨 삼성운용 홍콩법인 책임매니저는 1997년부터 약 20년 동안 동남아시아국아연합(ASEAN·아세안) 시장을 전담해온 전문가다.
지난해 신흥국 위기 속에서 아세안증권펀드도 1년 수익률이 -11.35%로 고전을 보였다. 하지만 올 들어 1개월 수익률이 3.28%로 플러스 전환하는 등 회복의 기미가 감지된다. 지난해는 부진을 겪었지만 3년(22%), 설정 후(170.34%) 등 장기 수익률은 여전히 탄탄하다. 미중 경제지표 둔화로 도널드 트럼프와 시진핑 두 정상의 정치적 부담이 증가했다는 점에서 오는 3월로 예정된 미중 무역협상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점치는 목소리도 있다. 정책 효과 시차를 고려하면 3~4월부터는 중국의 경제지표도 점차 개선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긍정적인 시그널도 나온다. 중국의 경기부양 효과로 경제지표 개선이 가시화될 경우 아시아 및 여타 지역의 신흥국 경기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2015년 아세안경제공동체(AEC·ASEAN Economic Community) 출범으로 아시아 신흥국에 관심이 높아졌다는 게 삼성운용의 설명이다. AEC 회원국은 인도네시아·싱가포르·필리핀·말레이시아·태국·베트남·미얀마·캄보디아 등 10개국으로 인구 6억3,000만명, 국내총생산(GDP) 2조5,000억원 규모를 자랑한다. 세계 4위 경제공동체에 해당한다.
리차드슨 매니저는 “이 펀드는 아세안 여러 지역에 분산투자함으로써 단일 국가에 투자에 하는 것보다 변동성을 줄였으며 선진국인 싱가포르, 중진국이면서 대표적인 원자재 생산 국가인 태국·말레이시아·필리핀, 최근 제조업의 메카로 성장하고 있는 인도네시아·베트남·캄보디아·미얀마·라오스 등에 분산 투자해 성장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추구한다”고 말했다.
/김보리기자 bor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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