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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확정된 지표 보다 정책을 보자

오성진 조인에셋투자자문 운용대표




올해 글로벌 경제와 기업실적 전망은 비관적이다. 지난해 본격화된 무역전쟁과 긴축이 실물경제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해 올해 1·4분기에 최악의 상황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주식시장이고 서서히 반영되는 것이 채권시장이다. 주가가 하락하면 우선 밸류에이션에 주목하게 된다. 미국 주가순이익비율(PER)은 직전 25년 평균 대비 10% 저평가돼 있다. PER은 주가와 기업이익으로 계산되기에 향후에 추가적으로 기업의 이익이 감소하게 되면 현재의 주가가 저평가가 아닌 정상적인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즉 밸류에이션이 낮다고 주가가 상승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낮은 밸류에이션과 우리가 확인하게 될 경제지표와 기업실적은 투자전략에 도움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확정된 지표들은 지난해 3월부터 시작된 미중 무역전쟁으로 야기된 투자심리와 소비심리 악화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네 차례 정책금리를 인상했고 중국은 지속해서 디레버리징 정책을 고수한 결과 글로벌 유동성 축소로 자산가격의 하락이 발생했다. 경기와 주가가 반등하고 블랙스완과 회색코뿔소 위험을 벗어나는 것은 정부의 정책에 달려 있다. 향후 발표될 경기지표와 기업실적이 악화될수록 정책의 강도는 높아지고 경기 친화적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정부 정책의 관전 포인트는 세 가지이다. 첫째는 미국과 중국 무역전쟁 봉합이다. 2월 말까지 진행 중인 협상은 실무자 협상을 거쳐 30일부터 고위급 협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협상이 불발될 경우 세계 경기 침체와 금융시장 패닉이 우려된다는 점에서 확산을 막는 봉합 수준의 결과는 가능할 것으로 시장은 반응하고 있다. 일부 언론에서 거론되기 시작한 관세 인하나 철회까지 이어질 경우 경제지표는 1·4분기 최저점을 기록한 후 점차 개선될 것이다.



둘째 중앙은행의 금융정책 방향이다.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한 중앙은행의 스탠스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연준은 올해 세 번에서 두 번의 금리 인상으로 의견을 바꿨으나 글로벌 IB는 동결 또는 인하 가능성을 전망하고 있다. 디레버리징을 지속했던 인민은행은 1월 지준율 인하를 단행했고 추가인하 및 금리 인하 가능성도 예고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은 지난해 말 양적완화를 멈췄으나 금리 인상 시점은 상당기간 지연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1월 들어 나타난 중앙은행의 정책변화는 스몰 유동성 랠리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측된다.

셋째는 정부의 재정정책이다. 경기 침체를 방어하는 가장 빠른 방법은 정부의 재정확대이다. 도널드 트럼프는 선거 공약으로 인프라투자 확대를 공언했으나 시작도 하지 못하고 있다. 재선에 성공하고 경기침체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는 인프라 투자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경기 둔화의 근원지로 지목되고 있는 중국은 감세정책을 통해 소비를 살리고 재정 확대로 인프라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주식은 비관에서 시작해서 낙관에서 끝을 맺는다. 최악의 경제지표와 기업실적보다는 향후 지표 개선을 만들어낼 정부의 정책을 투자의 지표로 삼아야 한다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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