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 경제가 2.7% 성장했다. 4·4분기 들어 경기 하강 국면이 뚜렷해지며 성장률이 더 추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지만 재정을 쏟아부은 덕에 간신히 2.7%에 턱걸이했다.
한국은행은 25일 지난해 4·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기 대비 1.0%(전년동기대비 3.1%) 성장했다고 밝혔다. 연간 기준으로 전년 대비 성장률은 2.7%로 지난해 10월 전망치와 어긋나지 않았다. 다만 소수점까지 계산하면 2.668%로 반올림 덕에 한은이 겨우 체면치레를 했다.
지난 4·4분기 국내총생산에 대한 지출을 살펴보면 수출은 전기대비 2.2%나 줄었다. 수퍼 호황을 누린 반도체 경기가 꼭짓점을 찍고 내리막길에 접어든 탓이다. 이 공백은 정부가 메꿨다. 정부소비가 3.1%늘었는데, 2010년 1·4분기 이후 35분기만에 최대규모의 재정을 쏟았다.
GDP에 대한 성장기여도는 수출이 지난해 3·4분기 전기대비 1.9%포인트를 기여하다 4·4분기 -1.2%포인트로 뚝 떨어졌다. 정부만 보면 -0.1%포인트에서 1.2%포인트로 수직 상승했다.
연간기준 실질 국내총생산은 2.7%로 건설과 설비투자가 감소로 돌아선 반면 민간 소비가 완만히 회복되고 정부소비와 수출이 증가했다. 정부소비는 5.6% 증가했는데 2007년 6.1% 증가한 이후 11년 만에 최고치였다. 반면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축소 등의 영향으로 건설투자는 환란 직후인 1998년 -13.3%를 기록한 이후 20년만에 최저인 -4.0%를 나타냈다.
/임진혁기자 liber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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