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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벨 울리는 상업용 부동산

불황 장기화에 규제까지 겹쳐

서울 건물·상가 공실률 고공비행

우량빌딩 매각도 잇따라 무산

기관들은 리스크 관리에 돌입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급격히 위축될 수 있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경기침체 장기화에 최저임금 인상, 부동산 규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데 따른 것이다. 나오기 무섭게 팔리던 우량빌딩 거래가 무산되는가 하면 오피스 매매 시장의 큰손인 대형 증권사들이 리스크 관리에 나섰다. 우량 오피스 조차 실제 공실률이 30~50%에 이르고 있다. 상가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서울 핵심 상권에서도 건물 전체가 텅 빈 상가가 빠르게 늘고 있다. 투자 수요가 급격히 이탈하면서 지난해 12월 전국 상업·업무용 부동산 거래 건수는 전년 동월 대비 25% 이상 감소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이 지난주 정영채 사장 주재로 부동산 부문에 대한 긴급관리회의를 진행했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국내 프라임오피스 시장의 빅딜을 최고가 입찰로 잇따라 따냈지만 이후 진행한 투자자 모집(셀다운)에서 미매각 물량이 예상보다 많아 리스크 관리에 나선 것이다. NH투자증권은 삼성물산 서초사옥(약 7,484억원)을 비롯해 강남N타워(4,860억원), 삼성SDS빌딩(약 6,000억원) 등 3조원어치가량을 사들였다. 셀다운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부동산 투자에 공격적이었던 미래에셋대우·메리츠증권 등도 최근 부동산 투자 리스크 관리 강화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우량 오피스인데도 매각이 무산되는 사례까지 등장했다. 매물로 나온 서울 중구 을지로1가 부영을지빌딩(옛 삼성화재 을지로사옥)은 최근 매각이 원점으로 돌아갔다. 총 4,700억원을 제시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이 인수를 포기했기 때문이다. 빌딩의 절반에 가까운 공실을 채울 임차인을 구하지 못하면서 연기금 등의 투자자 모집에 실패했다.

상업·업무용 부동산 시장 거래도 얼어붙고 있다. 상가정보연구소가 국토교통부 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12월 상업·업무용 부동산 거래 건수는 2만7,822건으로 전년 같은 달 대비 25.1% 감소했다. 유명한 메이트플러스 리서치팀장은 “풍부한 유동성으로 인기를 누렸던 상업용 부동산 시장도 실물경기 침체가 본격화하면 수요가 더 줄어 수익률이 앞으로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강도원·이혜진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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