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권단체 케어의 안락사 논란이 계속되면서 반려동물 관련 투자 상품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한때 틈새시장으로 여겨지던 분야지만 최근에는 불황을 모르는 필수소비재로 발전하며 ‘돈이 되는’ 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증시에 상장된 ‘펫코노미’ 관련 상품과 종목들이 조정장을 지나 ‘V’자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펫코노미란 반려동물을 뜻하는 펫(pet)과 이코노미(economy)의 합성어로 반려동물과 연관된 생산소비를 의미한다. 사료제조업·도매업, 동물용의약품 제조업·도소매업, 반려동물 용품, 동물병원, 미용·호텔·놀이, 장묘·장례업 등이 대표적이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반려동물용 사료시장은 연평균 19% 성장하고 있다. CJ제일제당·동원F&B 등 굵직한 기업들의 사료시장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시장이 쑥쑥 커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중에서도 사조동아원과 우성사료는 최근 외국인투자가들의 매수세에 상승세를 타고 있어 주목된다. 사조동아원은 지난해 12월27일부터 이달 21일까지 16거래일 중 9일 하루를 제외하고 외국인 순매수가 지속되면서 이달 들어 10%가량 상승했다. 우성사료도 약 20% 올랐고 하림의 경우 지난해 10월30일 2,340원으로 바닥을 친 후 35%가량 상승했다. 식음료 업체뿐 아니라 콜마비앤에이치 등 제약사, LG생활건강 등 화장품·생활용품 업체, 이마트와 GS25 등 유통 업체들의 시장 진출도 활발한 상황이다. 박재일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려동물 시장은 구조적 성장이 기대된다”며 “가장 비중이 높은 식품(사료 및 간식)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업체에 주목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 투자가 부담된다면 해외 상장 종목을 중심으로 접근해볼 만도 하다. 국내 시장 규모가 6조원대로 추정되는 반면 선두주자인 미국 시장 규모는 690억달러(약 78조원)에 달한다. 보다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할 수 있다는 얘기다. 미국 시장에 상장된 ‘프로셰어스 펫 케어(Pro Shares Pet Care) ETF’가 대표적이다. 전 세계에 있는 반려동물 관련 회사들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상품으로 영국의 동물 약품 제약회사인 데크라 주식을 가장 많이 담고 있다. 미국의 동물 진단장비 특화기업 아이덱스래버러토리스를 비롯해 반려동물 용품회사 센트럴가든앤펫, 냉장 사료제조 업체 프레시펫 등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글로벌 증시 변동성 탓에 34.21달러까지 하락했었지만 빠른 속도로 회복하며 연초 이후에만 7.8%의 수익을 올렸다.
황원경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연구원은 “통계청의 가구당 애완동물 관련 물품의 월평균 지출액은 최근 5년간 9.6%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GS25·이마트·이케아코리아 등 유통 업체들이 자체 브랜드 및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을 통해 용품시장에 뛰어들고 있고 위닉스·다이슨 등도 반려동물용 가전제품을 출시하고 있어 성장성이 주목된다”고 말했다.
/권용민·박경훈 기자 minizz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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