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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 논란' 봉합한 페북...망 사용료 '새 기준' 시작되나

[페이스북, SKB에 망 사용료 지급]

국내 서비스 안정·여론 무마 위한 조치 해석속

IT·통신업계 "정당한 대가 지급 첫 사례" 환영

구글·넷플릭스 등 IT공룡 후속 결정 이목 집중





페이스북의 망사용료 지급 결정을 두고 IT업계에서는 “글로벌 콘텐츠제공업체가 국내 통신업체에 정당한 망 사용 대가를 내는 첫 사례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아울러 페이스북의 결정이 국내에서 여전히 망사용료 지불에 부정적인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 다른 IT공룡들에게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우선 페이스북이 SK브로드밴드에 망 사용료를 지급하기로 한 것은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하고 악화한 국내 여론을 무마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페이스북은 지난 2010년 국내 시장에 본격 진출한 이후 KT에만 망 사용료를 지급해왔다. 하지만 지난 2016년 상호 접속 고시 변경으로 통신사 간 정산 문제가 발생하며 상황이 급변했다. 페이스북의 서비스를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의 통신망과 연결해주던 KT가 2016년 통신사 간 상호정산제 도입을 이유로 페이스북에 망 사용료 인상을 요구했고, 페이스북은 2016년 말부터 2017년 초까지 망 사용료 지급을 거부하며 접속경로를 홍콩·미국 등으로 우회하도록 일방적으로 바꿔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 사용자들에게 불편을 초래했다.

이 사건으로 페이스북은 지난해 3월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접속경로 임의변경으로 국내 이용자에 불이익을 끼쳤다는 명목으로 과징금 3억9,600만원과 시정조치 명령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열린 방통위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국회 과방위 국정감사에서도 페이스북과 구글 같은 글로벌콘텐츠제공업체가 국내 이용자를 인질 삼아 망 사용료를 국내 통신업체에 부담하게 함으로써 망 사용료를 내고 있는 국내 기업과 비교해 특혜를 누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지며 여론이 악화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페이스북의 이번 결정이 함께 논란이 된 구글과 넷플릭스 등 국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다른 글로벌 콘텐츠제공업체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페이스북과 구글 넷플릭스 등 3개 글로벌 CP의 국내 트래픽 점유율을 연간 50% 안팎으로 추정하고 있다. 2021년에는 트래픽 점유율이 70%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구글의 자회사 유튜브는 안드로이드폰 동영상 앱 사용시간 점유율이 압도적인 86%를 기록하며 국내 망 시설을 대부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구글과 넷플릭스는 여전히 협상력 우위를 바탕으로 망 사용료를 회피하고 있어 연간 각각 연간 700억원과 300억원을 낸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사업자와 역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넷플릭스의 경우에도 지난해 10월 SK브로드밴드의 망 사용료 지급 요구에 긍정적인 답변을 해놓고도 지난해 11월 LG유플러스의 IPTV(U+tv) 셋톱박스를 활용해 직접 콘텐츠를 공급한 이후로는 부정적인 태도로 돌아선 것으로 전해졌다. 오히려 자사 블로그에 국내 통신사업자의 접속 속도를 비교 공지함으로써 망 용량을 증설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넷플릭스의 이 같은 행태를 고화질(HD), 초고화질(UHD) 등 화질과 서비스 품질에 따라 요금을 받는 유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이면서도 화질이 떨어지는 문제를 자체 투자 대신 국내 통신사의 망 증설을 통해 공짜로 해결하려는 의도로 평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계약을 계기로 국내 통신사들이 글로벌 콘텐츠제공업체와의 협상력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신사들이 아마존과 페이스북처럼 정당한 망 사용 대가를 지급하려는 글로벌 콘텐츠제공업체들과의 계약을 근거로 일부 얌체 콘텐츠제공업체들을 압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페이스북이 SK브로드밴드 등 국내 복수 통신사와 망 사용료 계약을 체결한 것을 국내 통신업계와 글로벌 콘텐츠제공업체와의 계약의 새 기준점으로 봐야 한다”며 “넷플릭스와 구글 등도 이 기준에 맞춰 계약해야 역차별 논란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사록기자 sa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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