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사업 실적 그래프가 급강하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M(IT & Mobile Communications) 부문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이 1조5,000억원이라고 31일 발표했다. 전년 동기(2조4,000억원) 대비 1조원 가까이 떨어진 수치다. 분기별로 봐도 영업이익은 작년 1분기 3조8,000억원, 2분기 2조7,000억원, 3분기 2조2,000억원으로 계속 하락하고 있다.
삼성전자 IM부문의 분기별 영업이익이 2조원 아래를 기록한 것은 갤럭시노트7 발화 사건이 있었던 2016년 3분기(1,000억원) 이후 9분기만이다. 이번에 발표된 작년 4분기 영업이익 수치는 2016년 3분기를 제외하면 2012년 이후 최저치다. 연간 영업이익도 10조2,000억원대로 나타나 2017년(11조8,000억원)은 물론 갤럭시노트7 발화 사태가 있었던 2016년(10조8,000억원)보다도 감소했다. 영업이익률도 10.1%로 2017년(11.1%)과 2016년(10.8%)보다 적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삼성전자가 작년 2억9,460만대의 스마트폰을 출하해 2013년 이후 처음으로 3억대 미만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작년 4분기 휴대폰 판매량은 7,80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800만대 감소했다. 출하량 또한 감소세를 보인 것이다. 휴대폰 가운데 스마트폰 비중은 80% 후반대, 총 평균판매가격(ASP)은 200달러대 초반이었다.
이와 같은 실적 부진의 이유로는 글로벌 스마트폰 수요의 둔화, 최근 삼성전자가 중저가폰에 집중해 평균판매가격(ASP)이 줄어든 점 등이 제시된다. 또한 갤럭시S9 · 갤럭시노트9 등 삼성전자가 작년에 선보인 프리미엄폰의 판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 중저가폰 시장에서의 화웨이·샤오미·오포·비보 등의 거센 추격도 원인으로 꼽힌다. 최근 삼성전자는 중국에서 고전하는 등 해외 시장에서 예전과 같은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세계 2위 스마트폰 시장인 인도에서 줄곧 1위를 차지하다가 최근 샤오미에 연간 1위 자리를 내준 것은 큰 타격이었다.
올해 전망도 낙관적이진 않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최대 5%까지 더 줄어든다는 전망이 지배적인데다, 중국업체와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예정이다. SA는 삼성전자가 올해 2억9,000만대의 스마트폰을 출하해 점유율 20.3%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작년 2억대를 출하한 화웨이는 올해는 2억3,000만대 수준으로 출하량을 늘리고 점유율 16%대를 보일 것으로 봤다. 올해도 삼성전자를 향한 후발주자들의 매서운 추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새로운 디자인과 신기술을 적용하고, 중저가폰도 라인업을 개편해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특히 올해에는 상반기 갤럭시 10주년을 맞는 갤럭시S10과 폴더블폰, 5G 지원 스마트폰을 선제적으로 출시한다. 삼성전자는 다음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가 열리기 전 같은 달 20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갤럭시S10과 폴더블폰을 동시에 공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1분기 차별화된 디자인과 사양을 채택한 갤럭시S10의 출시로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량이 증가해 전 분기 대비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며 “5G·폴더블폰을 적기에 출시해 시장을 선점하고 기술 리더십을 이어가는 동시에 AI 기능을 고도화해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콘퍼런스 콜에서 가격 정책을 묻는 질문에는 “고객들이 스마트폰을 구입할 때 주로 고려하는 제품, 사이즈, 디자인, 사양, 가격 등에 있어서 플래그십폰의 폭넓은 가격대 운영을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네트워크 사업에 대해서는 “4분기 해외 거래처의 LTE 증설 장비 공급과 한국·미국 시장에 5G 장비 공급을 시작해 실적이 개선됐다”며 “올해도 5G 네트워크 시장을 선점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사업 확대 기반을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5G모뎀은 롱텀에볼루션(LTE)과 달리 초반부터 삼성전자 포함 2강 구도를 형성할 것”이라며 “올해부터 매출이 발생할 것이며 중국, 미국 등 스마트폰 제조사 고객 확보를 적극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박원희 인턴기자 whatamov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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