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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생활에 '명품'을 더하다   

소비자 취향·개성 표현 욕구 커져

의류 넘어 리빙제품에 과감한 소비

시장 성장세에 유통가도 적극 대응

롯데百, 펜디까사·더콘란샵 등 오픈

수천만원대 에그체어·쇼파 등 선봬

구찌·에르메스 등도 '홈 라인' 확대

콘란샵에서 판매하는 프리츠 한센의 에그 체어. 프리미엄 소가죽으로 만들어 가격이 1,700만원을 호가하는 걸로 알려졌다.




롯데백화점이 하반기 오픈하는 영국의 프리미엄 생활용품 편집숍 ‘콘란샵’에서 판매하는 테이블 겸용 오디오 ‘하이 피델리티 라디오그램’


미쏘니의 리빙 브랜드 ‘미쏘니홈’에서 판매하는 소파와 쿠션, 커튼


미쏘니 홈의 침대커버와 베개 등 리빙 제품


더 콘란샵 매장 전경


구찌에서 운영하는 리빙 브랜드 ‘구찌 홈’의 의자


티파니앤 코에서 전개하는 ‘티파니 홈 앤 액세서리’ 제품


루이비통 호라이즌 이어폰(129만원), 펜디 소파(3,000만~5,000만원)·화장대(2,000만원), 영국 오디오 루악(500만원), 구찌 의자(900만원)….

적게는 수 백 만원 많게는 수 천 만원을 호가하는 프리미엄 리빙 제품에 대한 관심이 가심비와 소확행 트렌드를 타고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과거 럭셔리 제품에 지갑을 여는 이유가 자기 과시용이었다면 지금은 자기만의 공간과 시간을 적극적으로 즐기려는 소비자들이 가세하며 ‘넘사벽’이었던 하이엔드 리빙 시장이 소비자 곁으로 부쩍 가까이 온 모습이다.



◇수 천 만원 명품가구에도 기꺼이 지갑열다=롯데백화점 부산 본점에 둥지를 튼 명품 브랜드 ‘펜디(Fendi)’의 리빙(생활용품) 브랜드 ‘펜디까사(Fendi Casa)’의 매출은 작년에만 전년대비 6배가 넘는 532% 증가했다. 펜디까사의 가구 가격은 소파와 침대 기준 3,000만~5,000만원대, 화장대는 2,000만원대를 호가하지만 이처럼 비싼 가격에도 기꺼이 지갑을 여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는 얘기다.

백화점을 위시한 유통업계에서 생활용품(리빙) 부문은 패션, 식음료(F&B)를 잇는 중요한 분야로 자리매김한지 오래다. 하지만 최근 들어 리빙 부문이 이목을 끄는 건 명품 브랜드의 강세가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이 취향, 개성 등을 소비로 표출함에 따라 명품 옷, 가방을 넘어 생활 공간에서도 명품 리빙 제품에 대한 욕구가 늘어나고 있는 것. 이 같은 분위기를 겨냥해 2년 전부터 필통, 사각트레이 등 사무용품을 시작으로 라이프스타일 아이템을 출시해 온 루이비통은 지난 4일 국내에서 129만원짜리 무선 이어폰 ‘호라이즌’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콘란 등 프리미엄 리빙 브랜드의 가세=가구 등을 통칭하는 리빙 시장은 인테리어에 관심을 두는 소비자가 유입되면서 꾸준히 성장세다. 과거에는 주로 주부들이 인테리어에 관심을 뒀으나 1·2인 가구가 늘어남에 따라 이들도 리빙 상품 고객으로 떠올랐다. 통계청에 따르면 리빙 시장은 금융위기 이전인 2008년 7조원 규모에서 2014년 10조원, 2017년에는 12조원까지 커졌다. 업계 안팎에서는 오는 2023년 18조원까지 몸집을 불릴 것으로 전망한다. 주요 백화점에서 리빙 상품군도 크게 성장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리빙 상품군 매출은 2013년 이후 매년 두 자리 수의 매출 증가율을 나타내고 있다. 롯데백화점 수입 명품 리빙 브랜드 수도 7년 전인 2012년 대비 30% 이상 증가했다.

소비자들이 이처럼 리빙 분야에 지갑을 기꺼이 열자 유통업체들도 적극적으로 호응하고 나섰다. 롯데백화점은 오는 11월 강남지역에 영국의 세계적 프리미엄 생활용품 편집숍 ‘더콘란샵’을 오픈한다. 논현동, 청담동 가구거리 등이 유력한 후보지로 꼽힌다. 이를 위해 지난해 12월 영국 본사와 국내 매장 운영 계약도 맺었다. 더콘란샵은 국내에 들어설 경우 현재 영업 중인 생활용품 편집숍 중 최고가 수준의 브랜드다. 그간 롯데백화점이 상대적으로 리빙 부문에서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아 왔던 만큼 이를 만회하기 위해 승부를 띄운 것으로 해석된다. 신세계(004170)백화점은 지난 1996년부터 직수입 생활용품 편집숍 ‘피숀’을 운영 중이며 현재는 강남점과 센텀시티점 등에 매장이 있다. 현대백화점(069960)은 계열사인 현대리바트(079430)가 지난 2017년 들여온 미국의 홈퍼니싱·키친 브랜드 ‘윌리엄스 소노마’ 매장을 주요 점포에 열었으며 그 외에도 ‘포터리반’, ‘웨스트엘름’ 등의 브랜드를 선보여 왔다.

특히 더콘란샵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하비타트(Habitat)의 설립자인 인테리어 디자이너 테렌스 콘란이 만든 리빙·디자인 부티크다. 현재 영국·프랑스·일본에서 총 10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프리미엄·럭셔리·고가’ 콘셉트로 리빙 브랜드 중에서도 초고가 상품에 해당된다. 1인용 소파가 300만원, 3인용 소파의 경우 최소 300~600, 700만원에 이른다. 3인용 가죽 소파는 1,000만원을 넘는 상품도 있다. 프리미엄 소가죽으로 만든 프리츠 한센(Fritz Hansen)의 에그 체어는 1,700만원을 호가하며, 테이블 겸용 오디오인 ‘루악(RUAK)’의 R7 ‘High Fidelity Radiogram’은 한화 500만원이다.

◇생활 속으로 들어온 ‘명품 생활템’=이미 해외 명품 브랜드들은 컵·접시 등 테이블웨어, 쿠션, 의자, 실내 슈즈 등 다양한 아이템을 판매하고 있다. 국내에서 명품 브랜드를 단 리빙 상품에 관심이 커지기도 훨씬 전부터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의 테이블웨어는 이미 젊은층 소비자와 신혼부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으며, 에르메스 디자인을 적용한 벽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인기에 에르메스는 작년 12월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홈 콜렉션 ‘공간의 종’을 공개하기도 했다.

구찌도 지난해 테이블웨어·쿠션·의자 등 위주로 한 홈 라인 ‘구찌 데코(Gucci Decor)’를 론칭한 이후 제품군을 늘리고 있다. 기성복 콜렉션에서 차용해 화려한 감성의 디자인이 특징으로 가격대는 40만원대 머그잔에서부터 이탈리아에서 주문 제작하는 900만원대 의자까지 다양하다. 벌, 파인애플 모양의 벽지도 판매하며 최근에는 향초까지 선보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제품에 따라 배송 기간이 한 달을 넘고 병풍 같은 경우 3,000만원을 넘는 높은 가격이기 때문에 수요가 아주 많다고 볼 수는 없다”며 “현재는 가격대가 상대적으로 낮은 찻잔 위주로 반응이 올라오고 있다”고 말했다.

각자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내세운 홈 슈즈도 쏟아지고 있다. 루이비통은 브랜드의 모노그램 패턴을 프린트한 밍크 퍼로 만든 홈 슈즈를 판매하고 있으며 구찌 역시 브랜드 감성을 담은 다양한 디자인의 홈 슈즈를 선보인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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