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사들이 카드수수료 인하에 따른 수익 악화를 보전하기 위해 카드 모집인을 4개월 새 1,300여명이나 줄인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의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를 달래기 위해 내놓은 카드수수료 정책이 고용한파를 몰고 왔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현대·하나·우리·롯데 등 전업 카드사 7곳의 총 카드 모집인 수는 지난해 9월 말 1만3,811명에서 올해 1월 말 1만2,534명으로 4개월 사이 1,277명 급감했다.
그동안 카드 모집인은 신규 고객 유치의 주된 채널로 활용돼왔다. 하지만 정부가 지난해 11월 말 카드수수료를 연간 8,000억원 규모 줄이는 대책을 발표하자 카드사들이 인건비 절감을 위해 해고가 쉬운 비정규직인 카드 모집인부터 손을 대고 있다. 특히 은행계 카드사들은 모집인을 통하지 않고 넓은 은행 지점망에 의존해 영업 규모를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문제는 올 하반기부터 수익이 실제로 급감할 경우 카드사 정직원을 대상으로 감원한파가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희망퇴직을 단행한 카드사는 현대카드와 KB국민카드가 전부다. 이에 따라 카드사 노조는 올 하반기부터 대규모 감원 후폭풍이 밀어닥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서지용 상명대 교수는 “정부와 정치권이 다양한 이해관계를 고려하지 않고 자영업자만을 위한 카드수수료 정책을 펼친 결과 카드 업계 종사자의 생계가 위태로워진 결과를 초래했다”고 꼬집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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