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CJ헬로 지분 53.9%를 약 1조원에 인수하는 내용으 안건을 오는 14일 이사회에서 의결할 것으로 알려졌다.1조원대의 매각가가 확정된다면 CJ헬로를 매각하는 CJENM은 현재 시가총액 기준으로 약 100%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게 되는 셈이다.
CJ헬로는 이날 기준 시가총액 8,700억원으로 주당 약 1만 1,300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LG유플러스가 약 절반의 지분을 1조원에 산다면 주당 가치는 2만 4,000원으로 112% 더 주고 사는 셈이다.
시총과 순차입금을 기준으로 한 가입자당 가치 역시 CJ헬로는 시장 예상보다 높은 값에 팔렸다. CJ헬로의 실질적인 가입자당 가치는 시총과 순차입금을 합한 기업가치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반영한 뒤 가입자 수로 나눈 것이다. 이에 따른 전체 가치는 약 2조 5,000억원으로 이를 방송 가입자수로 나눈 가입자당 가치는 59만원이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반영하기 전에는 가입자당 37만원이었지만 LG유플러스는 훨씬 높은 가치를 매긴 것이다.
유료방송 매각가의 기준이 가입자당 가치라는 점에서 이런 소식을 전해 들은 케이블업계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현재 매각을 추진 중인 딜라이브는 매각주체인 채권단이 가입자당 48만원을 기대하고 있고 태광그룹과 재무적투자자 IMM프라이빗에쿼티(PE)가 매각을 논의 중인 티브로드는 가입자당 42만원은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장점유율 기준 업계 1위인 CJ헬로와 나머지 유료방송 간 차이는 있지만 첫 타자인 LG유플러스가 후하게 가격을 매기면서 나머지 매각에도 불을 당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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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것은 딜라이브와 티브로드가 KT와 SK텔레콤 중 누구와 손을 잡느냐다. 당장 KT는 국회가 합산규제를 연장할 뜻을 밝히면서 당분간 유료방송 인수전에 나설 수 없는 처지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여야 모두 KT에 합산규제를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합산규제는 유료방송 사업자의 시장 점유율을 33.3%로 제한한 법률이다. KT는 KT스카이라이프를 합쳐 이미 30.86%이기 때문에 합산규제가 연장되면 어떤 유료방송 인수에도 참여할 수 없다. KT는 KT스카이라이프를 통해 딜라이브 인수를 위한 검토에 들어갔지만 잠정 중단한 상태다.
국회는 14일 법안소위를 열어 대안을 모색할 예정인데 KT가 KT스카이라이프를 매각하지 않으면 합산 규제를 2년 연장한다고 밝혔다. KT는 국회에 대안을 보고할 계획이지만 KT와 위성방송인 KT스카이라이프가 통합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KT스카이라이프 매각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반면 3년 전 CJ헬로 인수를 목전에 뒀다 공정거래위원회의 불허로 무산된 SK텔레콤은 상대적으로 운신의 폭이 넓어졌다. SK텔레콤은 최근까지 티브로드 인수를 위해 태광 측과 접촉해왔으나 KT의 딜라이브 인수가 무산되면 딜라이브도 염두에 둘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임세원기자 wh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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