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069620)의 ‘나보타’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최종 품목 허가 승인을 받은 것을 계기로 국산 보툴리눔 톡신 제제의 해외 진출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국내 1위 보툴리눔 톡신 업체 메디톡스(086900)의 ‘뉴로녹스’ 또한 올 상반기 중국 허가가 예상되는 만큼 올해가 국산 보툴리눔 톡신 제재의 해외 진출에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 메디톡스, 휴젤(145020), 휴온스(243070) 등 국내 보툴리눔 톡신 제재 개발사들은 올해 미국, 유럽, 중남미, 동남아, 중국 등으로 수출 국가를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흔히 ‘보톡스’로 알려진 보툴리눔 톡신은 미간 주름 개선 등 미용성형 시술 등에 쓰이는 바이오의약품이다.
이들 중 가장 앞선 업체는 대웅제약이다. 대웅제약은 지난 2일 FDA 최종 품목 허가 승인을 받은 데 이어 빠르면 오는 3~4월 내로 ‘나보타’를 미국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미국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2조원 이상으로 전 세계 보툴리눔 톡신 제제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시장 규모 자체가 워낙 큰 만큼 시장을 조금만 점유해도 대웅제약의 매출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메디톡스의 추격도 거세다. 지난해 임상 3상을 마치고 중국 구가식품의약품감독관리총국(CFDA)에 허가를 신청한 메디톡스의 ‘뉴로녹스’는 올 상반기 중국에서 정식으로 데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 규모는 미국보다 작지만 거센 성장세가 무섭다.
아울러 메디톡스는 앨러간과 함께 2세대 보툴리눔 톡신 제제 ‘이노톡스’의 미국 임상 3상을 지난해 환자 1,200명을 대상으로 추진하고 있다. 2세대 액상형의 ‘이노톡스’는 1세대 가루형인 ‘나보타’에 비해 복용편의성이 높다. 아울러 보톡스의 원조이자 미국 시장의 70%를 점유하는 앨러간과 손을 잡은 만큼 시장 진입이 대웅제약에 비해 훨씬 용이할 것으로 보인다. 보톡스는 치료제가 아니기 때문에 퍼스트 무버의 장점이 크지 않다. 제품 자체의 경쟁력과 마케팅 역량이 매출에 직결되는 경향을 가지는데, 앨러간과 손을 잡은 ‘이노톡스’는 이 점에서 강점을 가진다.
경쟁이 격화되면서 대웅제약과 메디톡스의 법적 다툼이 커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메디톡스는 최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에 대웅제약에 대한 소송을 제기했다. 메디톡스 전 직원이 보툴리눔 균주와 보툴리눔 톡신 제제의 전체 제조공정 기술문서를 절취해 대웅제약에 제공했다는 내용이다.
/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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