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취업자가 1만명대 증가에 그쳤다. 실업률은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고, 실업자는 50·60대에서 주로 늘면서 1월 기준으로 2000년 이후 가장 많았다.
이 같은 고용 성적표에는 정부가 재정으로 지원하는 노인 일자리 사업에 따른 영향이 컸다. 정부가 재정을 지원하는 노인 일자리 사업 규모가 작년 대비 4배 이상 늘고 모집 기간도 빨라지면서 1월 취업자 증가 폭이 마이너스에 빠질 가능성을 막았다. 반면 그간 일을 하지 않던 고령층의 구직활동을 촉발하면서 실업률은 9년 만에 최고 수준이 됐다.
또 다른 특징은 구조적 요인과 경기 둔화가 맞물려 주력업종 일자리가 두드러지게 감소한 점이다. 제조업 취업차 감소 폭은 확대됐고 건설업 취업자 수마저 30개월 만에 감소세 전환했다. ‘경제 허리’인 30∼40대 취업자 감소 폭도 기록적으로 늘어났다.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가 두 달 연속으로 줄어들며 자영업자의 상황도 좋지 않았다.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1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실업자 수는 122만4,000명으로 1년 전보다 20만4,000명 확대됐다. 실업자가 크게 늘면서 실업률은 1년 전보다 0.8%포인트 높은 4.5%까지 올랐다. 같은 달 기준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남아있던 2010년(5.0%) 이후 가장 높았다.
지난달 실업 지표는 50대 이상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나빠졌다. 실업자 증가분 20만4,000명 중 50대 이상이 약 92%를 차지했다. 늘어난 실업자 중 13만9,000명이 60세 이상이었고 50대도 4만8,000명에 달했다. 실업자가 급증하면서 60세 이상 실업률은 1년 전보다 2.8%포인트 뛰어 7.4%까지 치솟았다. 2010년 2월(3.9%포인트) 이후 상승 폭이 최대를 기록했다. 50대 실업률은 2.9%로 같은 기간 0.7%포인트 뛰면서 오름폭이 60세 이상에 이어 두 번째로 컸다.
정부는 지난달 시작된 노인 일자리 사업의 영향이 컸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시작된 노인 일자리 사업으로 지금까지 14만명이 일자리를 구했다. 올해 채용 계획은 18만명으로 지난해(4만명)의 4배가 넘는다. 통상 고용동향 조사기간 동안 공무원 시험이나 재정 일자리 사업 등 대규모 채용 이벤트가 있으면 경제활동인구가 급증하면서 실업률도 함께 오른다. 일하지 않고 쉬던 노인이나 학생 등이 취업 시장에 뛰어들어, 일자리를 구하는 데 성공한 일부 취업자를 제외한 나머지가 대거 실업자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인구 대비 경제활동인구를 뜻하는 경제활동 참가율을 연령별로 보면 60세 이상은 38.9%로 1년 전보다 1.8%포인트나 늘었다. 전 연령대 중 상승 폭이 가장 컸고 2014년 2월(1.8%) 이후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그만큼 지난달 60세 이상 구직자가 인구보다 빠르게 늘었다는 의미다.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8.9%로 9%에 달했지만, 상승폭(0.2%포인트)은 중장년층에 비교해 작았다. 40대 실업률은 2.6%로 1년 전보다 0.4%포인트 올랐고 30대는 0.1%포인트 내린 3.0%였다. 기재부 관계자는 “다음 달 노인 일자리 요인이 사라지면 실업 지표가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에는 제조업 취업자 감소 폭이 늘어났고 건설업 취업자도 마이너스로 전환하면서 주력업종 뿐만 아니라 자영업까지 타격을 입었다. 지난달 취업자 수가 줄어든 업종은 제조업(-17만명),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 및 임대 서비스업(-7만6,000명), 도매 및 소매업(-6만7,000명), 숙박 및 음식점업(-4만명) 등이며, 예술 스포츠 여가 관련 서비스업(-2만3,000명), 건설업(-1만9,000명)과 공공행정 국방 및 사회보장 행정(-1만9,000명) 취업자도 줄었다. 특히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는 17만명 줄며 2017년 1월 이후 2년 만에 감소 폭이 최대였다. 지난해 4월부터 10개월 연속으로 제조업 취업자가 내림세를 이어나가고 있는 것이다.
또 지난달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4만9,000명,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1만2,000명이 각각 감소했다.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지난해 10월 14개월 만에 감소(-4,000명)로 전환한 이후 다시 증가세로 전환했다가 12월(-2만6,000명)에 이어 2개월째 줄어들고 있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전자부품과 전기장비 제조업에서 취업자 감소 폭이 확대됐는데, (최근 경기가 악화하고 있는) 반도체 산업 비중이 커서 그런 것으로 보인다”면서 “반도체 완성품은 전자부품 제조업으로 분류된다”고 설명했다.
/이다원 인턴기자 dwlee618@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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