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과 이달 연이어 청약과 상장 일정을 소화한 웹케시와 노랑풍선, 이노테라피, 천보 등 코스닥 종목들은 기관 수요예측과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에서 비교적 흥행에 성공하며 선방했다. 노랑풍선은 1,025대 1이라는 높은 청약 경쟁를을 보였고 웹케시(947대 1), 이노테라피(463대 1), 천보(426대 1) 등 순으로 경쟁률이 높았다. 지난해 상대적으로 바이오에 쏠렸던 관심이 다양한 업종에 골고루 분산되고 있다는 점이 투자 심리의 회복을 짐작하게 한다.
앞으로도 코스닥 공모 일정은 숨 가쁘게 이어진다. 2차 전지 양극재 제조사인 에코프로비엠은 코스피 상장사인 에코프로의 2차 전지 사업 부문이 물적 분할돼 신설된 회사로, 오는 21~22일 청약을 진행한다. 에코프로비엠은 2차 전지 글로벌 수요 증가 등 전방시장 성장에 힘입어 지난해 3·4분기까지 총 누적 매출액 4,060억원, 영업이익 36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한국거래소의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한 미래에셋벤처투자는 지난달 30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며 본격적인 공모 절차에 들어갔다. 오는 27일부터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 뒤 3월 코스닥에 상장할 계획이다. 교육 콘텐츠 회사 아이스크림에듀, 암 진단 기술 회사 지노믹트리, 현대차그룹 SI(시스템통합) 회사 현대오토에버, 의료정보시스템 회사 이지케어텍 등 역시 줄줄이 거래소의 상장 심사를 통과해 공모 카운트다운데 들어갔다.
관건은 코스피 시장 공모주다. 규모가 1,000억원이 넘는 대어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줄줄이 대기하고 있지만 코스닥과 비교하면 투자 심리는 아직도 꽁꽁 언 상태이기 때문이다.
홈플러스 리츠(한국리테일홈플러스제1호위탁관리리츠)는 작년 말 예비심사를 통과하고 다음 달 중순 수요예측을 실시하며 공모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홈플러스 리츠(REITs, 부동산투자회사)는 국내에서 처음 등장하는 조단위 공모 리츠라는 특수성 때문에 시장의 관심이 크다. 공모에 성공할 경우 국내 대형 리츠 활성화의 기폭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역시 코스피 시장을 두드리는 이랜드리테일은 이랜드그룹 계열사의 첫 IPO 기업이다. 도심형 아울렛이란 차별화된 사업 영역, 다양한 자체 브랜드 상품이 강점이다. 현대오토에버는 2000년 설립된 현대차그룹의 IT서비스 계열회사다. 마스크팩 회사 지피클럽, 중견 건설회사 호반건설, 아마존에서 이름을 알린 매트리스 회사 지누스, SK그룹의 렌탈 회사 SK매직 등 역시 후보군이다.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한앤컴퍼니가 보유하고 있는 에이치라인해운과 MBK파트너스의 두산공작기계도 조 단위 기업가치가 예상되는 대어급 IPO로 꼽힌다.
성공 사례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시가총액 1조원을 넘기며 코넥스 대장주로 불렸던 게임사 툴젠은 지난달 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철회하겠다고 밝히며 후보군에서 멀어졌다. 역시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옮겨 가려던 로보쓰리는 그보다 앞선 지난달 30일 자진 상장 철회를 했다.
코스피도 지난해의 여진이 이어지는 분위기다. IPO 최대어 자리를 예약했던 현대오일뱅크는 현대중공업지주가 현대오일뱅크 지분 19.9%를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에 매각하면서 1조8,000억원 가량을 확보해 당장 자금 유치의 필요성이 낮아졌다. 내년을 넘겨야 상장 재도전 여부를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VIG파트너스가 최대주주인 안마의자 렌털 기업 바디프랜드는 퇴직금 및 연장근로수당 미지급 문제가 변수로 떠올랐다.
대형 IPO로 꼽히는 교보생명과 호반건설, 이랜드리테일의 상장 성사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코스닥시장의 신규 새내기주 후보인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회계감리 문제가 불거지며 상장을 연기했고, 올해 정밀감리 결과가 나와야 상장 일정을 확정할 수 있는 상황이다.
다만 상장 이후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며 하락 흐름을 보이는 경향은 최근에도 이어지고 있다. 노랑풍선은 11일 현재 주가(종가 기준)는 3만1,500원으로 공모가인 2만원 대비 57% 가량 올랐고, 천보 역시 같은 날 공모가 대비 18% 오르는 등 선방을 했으나 웹케시와 이노테라피는 각각 3%, 4% 가량 오르는 데 그쳤다.
/조양준기자 mryesandn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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