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상장지수펀드(ETF) 전성시대다. ETF(Exchange Traded Fund)란 이름 그대로 인덱스펀드를 거래소에 상장해 투자자가 주식처럼 편리하게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든 상품이다.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펀드와 주식을 합쳐놓은 구조로, 자산규모가 올 들어 43조원을 넘어섰다.
펀드 매니저가 운용하는 액티브펀드 자산 규모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반면 ETF로 돈이 몰리는 이유는 다양한 장점 탓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개별 주식을 분석하지 않아도 되는 펀드의 장점과 언제든지 시장에서 원하는 가격에 사고 팔 수 있는 주식의 장점을 모두 누릴 수 있다. 펀드 매니저를 믿고 액티브펀드에 투자했는데 차(보수) 떼고, 포(수수료) 떼면 남는 것도 별로 없으니 차라리 ETF 투자하는 것이 낫다는 심리다.
ETF는 운용비용도 저렴한 것이 매력이다. 액티브펀드의 보수와 수수료 등을 더하면 2% 안팎인데, 국내 상장 ETF의 운용보수는 낮게는 0.04%에서 높게는 0.99% 수준에 그친다. 갈수록 운용사의 보수 인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비용 절감 효과는 더욱 커지고 있다.
상장 종목도 계속해서 늘어나면서 규모는 갈수록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 2017년 말 300개를 넘겼던 상장 종목은 올해 400개를 돌파했다. 상품이 늘어나면서 수요도 확대되고 있다.
상품 수 증가는 투자 대상의 범위 확대로도 이어지고 있다. 해외 지수나 상품 등에도 투자할 수 있는데, 지난해 인기를 끌었던 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구글) 관련 ETF가 인기를 끈 게 대표적이다. FAANG 같은 4차산업 혁명 관련 종목들이나 바이오·제약주 등을 묶어서 투자하면 분산투자 효과도 있어 투자자 입장에선 매력적이다. 그 밖에도 원유선물, 금 등의 상품에도 투자가 가능해 선택의 폭이 넓다.
아울러 공격적인 투자자들은 레버리지나 인버스 등의 투자 상품을 통해 추종하는 지수를 상회하는 수익률을 노려 볼 수 있는 것도 ETF의 매력이다. 국내 ETF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 비해서는 ETF의 비중이 절반에도 못 미치는 만큼 앞으로도 다양한 ETF의 출시가 이어질 전망이다. 아울러 국내 금융투자업계에서도 ETF 고객유치 경쟁이 보다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김광수기자 br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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