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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등급제 추진에...리츠사 '부글부글'

정부 "美 등 선진국 이미 도입

간접투자 활성화 위해 필요"

업계선 "이제 자리잡아가는데

추가 규제로 비용 부담만 커져"





정부가 ‘리츠(부동산투자회사)’ 투자 활성화를 위해 신용등급 평가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으나 정작 리츠 업계에서 반발하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리츠 업계는 신용 평가 의무화는 가뜩이나 부동산펀드에 비해 규제가 많은 리츠에 또 하나의 규제를 얹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또 신용평가로 인한 추가 비용에 따른 수익률 저하도 우려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리츠협회’는 최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부동산투자회사법 개정안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했다. 신용등급제 도입에 반대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 개정안은 지난해 12월 20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리츠 공모·상장 활성화 방안’ 내용을 담아 이후삼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대표 발의한 법안이다.

◇ 신용등급제 도입해 리츠 활성화? = 국토부는 건전한 부동산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부동산 간접투자상품인 리츠의 공모·상장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보고 그 방안 중 하나로 리츠에 대해 신용등급제 도입을 추진하기로 했다. 리츠라는 다소 생소한 투자 상품에 대해 일반 투자자들도 신용등급을 보고 쉽게 투자 의사를 결정할 수 있도록 돕자는 취지다.

특히 과거 자기관리 리츠들의 횡령·배임 사건 등으로 인해 ‘리츠는 위험하다’는 인식이 남아 있어 신용등급 도입을 통해 리츠 시장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투자자들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는 게 국토부의 판단이다.

국토부는 우선 대형 공모상장 리츠에 대해서만 신용평가를 의무화할 방침이다. 자산, 자본금 규모 등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는 공모상장 리츠는 2~3년 주기로 신용평가를 받도록 하고, 자산운용에 큰 변동사항이 있을 때 추가로 신용평가를 받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전문 평가기관에 의한 객관적인 신용평가 제도가 도입되면 개인투자자들이 리츠에 대해 보다 많은 정보를 알게 된다”며 “리츠 선진국인 미국, 싱가포르, 일본 등에는 이미 도입돼 있는 제도로 리츠 시장의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예컨대 같은 배당수익을 주는 리츠라도 투자 위험도가 다를 수 있는데, 개인 투자자들은 이런 세부적인 내용을 알기 힘들다”며 “신용평가 제도가 도입되면 개인들에게 더 많은 정보가 제공돼 안전한 리츠를 선택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기관투자자들도 투자 의사 결정의 단순화, 투자한도 배분 활용에 신용등급이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국토부는 기대하고 있다.

◇리츠업계 “가뜩이나 규제 많은데…” = 그러나 리츠 업계에서는 국토위에 제출한 의견서를 통해 신용등급제 도입 반대 의견을 밝혔다. 공시 제도를 통해 리츠에 대한 정보가 제공되고 있는데다 신용평가를 정기적으로 받는 데 대한 비용도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특히 경쟁 관계에 있는 부동산 펀드에 비해 리츠가 인허가 규제가 많아 가뜩이나 공모상장 리츠가 활성화 안되는 상황에서 부동산 펀드에는 없는 신용등급제 도입은 추가 규제라는 게 리츠 업계의 주장이다.

리츠협회 관계자는 “리츠 규모에 따라 신용평가를 한번 받을 때 마다 최소 2,000만 원에서 최대 1억까지 비용이 든다”며 “대부분의 리츠운용사(AMC) 규모가 작은 상황에서 이 같은 추가 비용은 수익률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고 말했다.

게다가 일정 자산규모 이상 공모상장 리츠에 한정한다면 연내 추가 상장될 홈플러스 리츠를 포함해 불과 2~3개 리츠에만 적용된다는 점도 리츠 업계가 제도 실효성에 의문을 품는 이유다. 이미 리츠는 펀드에 비해 운영에 대한 공시의무가 더 무겁다.

리츠 운용사 관계자는 “공시 활성화, 애널리스트들의 분석보고서 확대 등 친시장적인 방법을 활용해 투자자에 정보를 더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며 “신용등급제도 도입은 겨우 활성화 초기 단계인 공모상장 리츠 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되기 보다는 규제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혜진기자 has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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