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벤처기업의 상장 통로 중 하나인 기술특례제도를 통해 상장된 기업 건수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코스닥 상장 기업 10곳 중 7곳 가까이가 벤처기업으로 집계돼 기술특례제도 덕을 톡톡히 본 것으로 분석된다.
13일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기업공개(IPO) 시장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상장사는 총 77개(코스피 7개, 코스닥 70개)로 전년대비 15개 증가했다. 코스닥 상장사 70곳 중 47곳이 벤처기업으로 전년보다 15개 늘었다. 특히 기술특례를 통한 상장이 21개로 전년보다 16개 증가하면서 지난 2005년 제도 도입 이후 가장 많았다. 지난해 기술특례 상장사 중 19곳은 적자 상태로, 기술상장제도가 없었다면 상장이 힘들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기술특례 상장은 복수의 전문 평가기관에서 기술성 평가 결과 A등급 이상을 받으면 이익 규모 요건 등을 적용받지 않고 상장할 수 있는 제도다. 경우에 따라서는 지난해 상장한 셀리버리(268600)처럼 주관사의 성장성 추천만으로도 상장이 가능하다.
기술특례상장제도가 활성화되면서 상장 건수는 증가했지만 기업들의 주식 공모금액은 2조6,120억원으로 전년보다 66.6%나 감소했다. 이는 대형 IPO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예상 공모 규모 1조원 이상의 대형 기업(현대오일뱅크·SK루브리컨츠·카카오게임즈 등)이 증시 부진 등으로 IPO를 연기하거나 철회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상장 기업 77개사 중 67개사가 500억원 미만(87%)이며 최대 공모액은 1,979억원(애경산업)에 불과했다.
증시 하락으로 공모주 성적도 저조했다. 전체 IPO 기업의 상장일 주가는 공모가보다 평균 34.5% 높았지만 연말 종가는 공모가 대비 평균 10.2% 상승하는 데 그쳤다. IPO 기업 77곳 중 연말 종가가 공모가를 밑돈 경우도 코스닥 기업 44곳을 포함해 총 48곳(62.3%)에 달했으며 상장일 주가가 공모가를 밑돈 경우도 20곳이나 됐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올해는 대형 IPO 등으로 공모금액이 늘어나고 적자기업 상장도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성규기자 exculpate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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