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5세대(5G) 통신시대 개막을 앞둔 통신업종에 최근 LG유플러스(032640)의 CJ헬로 인수와 SK텔레콤(017670)의 티브로드 인수 추진 등 유료방송 재편까지 덮치며 기대감과 긴장감이 동시에 고조되고 있다. 통신·방송 융합은 오래전부터 예측됐던 일이지만 막상 눈앞의 현실로 닥치자 각사의 셈법이 복잡해지는 양상이다. 증권가도 또 다른 대형 인수합병(M&A) 가능성과 이에 따른 수익성 여부 등 다양한 변수를 따져가며 통신주 향배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는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결정에 대해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 증가(현 11.7%에서 24.5%로) 등의 시너지를 기대했다. 이번 M&A로 가입자가 늘면 협상력 강화에 따른 콘텐츠 구매비용 절감, 홈쇼핑 송출 수수료 인상 등 ‘규모의 경제’ 효과가 예상된다는 것. 통신주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현실화로 (통신업종의) 5G와 유료방송 재편이라는 불확실성이 제거됐다고 볼 수 있다”며 “통신주에 대한 투자 심리가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LG유플러스 선공에 경쟁 통신사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CJ헬로를 인수하려 했다가 지난 2016년 공정거래위원회의 불허로 뜻을 이루지 못했던 SK텔레콤은 다른 유료방송사인 티브로드 인수를 적극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회사(KT(030200)스카이라이프)를 통한 인수는 포기하겠다고 선언한 KT 역시 M&A에 대한 불씨가 완전히 꺼졌다고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 다수다.
그러나 세 불리기를 위한 M&A 경쟁이 지나치게 과열될 경우 출혈 경쟁으로 이어져 통신업종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특히 통신·방송 융합에 따른 시너지 이전에 이동통신과 케이블TV의 네트워크를 병행하는 ‘불편한 동거’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비용도 배로 들 수밖에 없다. M&A 경쟁이 자칫 ‘치킨게임’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CJ헬로 가입자를 한 번에 인터넷TV(IPTV) 가입자로 전환할 수 없는 만큼 당분간 IPTV와 케이블이 공존하는 형태일 수밖에 없다”며 “가입자 유지와 투자 부담을 함께 떠안게 된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이제는 5G 투자를 본격화해야 하는데 이동통신 3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정부의 통신비 절감 정책 여파로 모두 뒷걸음질쳤다. 수익은 줄어들고 있는데 불가피하게 지출은 늘려야 하는 것이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LG유플러스의 경우 부채비율 상승은 불가피하다”며 “설비투자까지 고려하면 당분간 배당 확대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CJ헬로가 이번 인수로 기업가치를 최대 2조원까지 끌어올린 만큼 다른 케이블TV 등의 몸값 역시 뛸 수밖에 없는 점도 통신사에는 잠재적 부담이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주가 흐름은 좋지 않다. 지난해 6월부터 5G 랠리를 펼쳐온 통신업종 지수는 올해 들어 6%가량 하락했다. 특히 지난해 ‘사자’로 주가를 견인했던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해 11월부터 매도 우위로 돌아서 이날까지 5,400억원 순매도했다.
/조양준기자 mryesandn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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