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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 후 청년 세대 생애 소득, 전 세대보다 낮을 수도"

초임 임금 정체·소득 증가세도 둔화…“노동시장 이중구조·일자리 미스매치 심화”

취업 위해 눈높이 낮춘 청년 많아진 것도 세대 격차 확대에 기여

19일 한 논문에 따르면 1990년대 말 외환위기 이후 취직한 세대와 이전 세대의 소득 격차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지난달 9일 열린 ‘2019 공공기관 채용박람회’ 모습. /연합뉴스




1990년대 말 외환위기 이후 취직한 세대와 이전 세대의 소득 격차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외환위기 이후 세대는 이전 세대보다 초임 임금이 정체하거나 낮았다. 전 생애에 걸쳐 얻을 수 있는 소득도 적을 것으로 추산됐다.

19일 심혜정 국회예산정책처 소득법인세과장이 작성한 ‘연령-소득 프로파일 추정을 통한 세대 간 소득 격차 분석’을 보면 생애 전체 기간에 받을 수 있는 평균 실질 임금을 추정한 결과 1958∼1962년생부터 1968∼1972년생까지 꾸준히 상승했으나 1978년생 이후부터는 직전 세대의 소득 수준에서 정체하거나 직전 세대보다 소폭 하락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1978년 이후에 태어난 사람은 외환위기 이후 노동시장에 뛰어든 사람들이다. 1973∼1977년생은 모형에 따라 임금의 상승 여부가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은 1988년∼2017년 국민연금 자료를 기반으로 1958년부터 1992년생 남성 가입자들을 연령별(5세별)로 나눠 세대별 소득을 분석했다. 남성 근로자가 25∼29세에 노동시장에 진입했다고 가정했을 때 노동시장 진입 시기가 1987년(1958년∼1962년생)인 경우 월평균 실질 초임 임금 수준은 110만1,000원이었다. 1992년(1963∼1967년생)에 진입한 경우는 157만3,000원으로 이전 세대보다 42.9% 올랐다. 마찬가지로 1997년(1968∼1972년생)의 초임은 214만5,000원으로 전 세대보다 36.4% 상승했다.

그러나 이후 세대의 초임 상승 증가율은 둔화했다. 2002년에 노동시장에 최초로 진입한 남성 근로자(1973∼1977년생)의 초임은 205만3,000원으로 되려 전 세대보다 4.3% 감소했다. 이는 IMF 외환위기 탓으로 보인다. 2007년(1978∼1982년생)의 초임은 218만1,000원, 2012년(1983∼1987년)은 221만원으로 이전 세대보다 지속적으로 올랐으나 상승률은 확연히 떨어졌다.



연령에 따른 소득도 1972년생까지는 이전 세대보다 가파르게 상승했으나 1973년생 이후부터는 상승률이 전 세대 수준에서 정체하거나 소폭 둔화했다. 그 결과 낮은 초임 임금과 감소한 소득 증가율로 전체 생애에 걸쳐 받을 수 있는 소득은 젊은 세대가 고령 세대보다 더 낮을 수 있다.

논문은 이처럼 세대별 소득 불균형이 나타나는 원인으로 외환위기 직후 악화한 청년층 고용 상황을 꼽았다. 1990년대 들어 대학진학률 상승으로 일자리의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가 커졌고 고학력 실업자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아울러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안정성, 복지 등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심화했다. 기업들이 신규 구직자보다 경력직을 선호한 것도 청년층의 고용 여건을 악화시켰다.

이와 함께 일자리를 구하려고 눈높이를 낮추는 청년이 많아지면서 세대별 소득 불균형을 심화시켰다. 이에 따라 외환위기 후 노동시장에 진입한 세대의 임금이 낮아졌고 진입 임금의 차이가 생애 주기 전체의 소득에 영향을 미쳤다고 논문은 설명했다. 이 과장은 “청년층 고용 시장을 둘러싼 구조적 여건이 개선하지 않으면 세대 간 격차가 향후 지속해서 확대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박원희 인턴기자 whatamov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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