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 풀린 5만원짜리 지폐 잔액이 100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5만원권 지폐의 발행 잔액은 사상 최대인 99조1,24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한 달 전보다 4조3,976억원 증가한 규모다. 5만원권이 경조사비 등 용도로 인기를 끌며 화폐 발행 잔액은 2009년 6월 5만원권 발행 시작 이후 9년 8개월 만에 100조원에 바짝 다가섰다.
특히 명절에 세뱃돈이나 용돈을 줄 때 5만원짜리 지폐가 많이 쓰이면서 설을 앞둔 지난달에 5만원권 발행 잔액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추석 명절이 낀 지난해 9월에도 5만원권 발행 잔액이 94조3,465억원으로 전월보다 4조811억원 증가했다. 한은 관계자는 “1월 5만원권 발행 잔액은 설 연휴의 영향으로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며 “5만원권 사용은 대체로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화폐 발행 잔액이란 한은이 시중에 공급한 화폐에서 한은 금고로 다시 돌아온 돈을 제외하고 시중에 남아 유통되는 금액을 말한다.
신용카드 사용이 보편화되고 현금없는 매장 등이 나오고 있지만 5만원권의 인기는 여전하다. 5만원권 발행 잔액의 증가 추세는 1만원권, 5,000원권, 1,000원권 등 다른 지폐보다 빠르다. 지난달 5만원권 발행 잔액은 전년 동기 대비 13.4% 증가했다. 반면 1만원권 잔액은 16조4,436억원으로 전년 1월보다 5%, 5,000원권은 1조4,806억원으로 6.7%, 1,000원권은 1조6,699억원으로 5.8% 각각 늘었다.
시중에 유통되는 지폐(55억9,300만장) 가운데 5만원권 지폐는 35.4%를 차지한다. 1만원권은 16억4,400만장, 1,000원권은 16억7,000만장, 5,000원권은 2억9,600만장 유통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5만원권의 인기가 계속되며 시중에 유통되는 지폐 잔액 중 5만원권의 비중은 83.5%를 기록했다. 발행 초기이던 2010년 1월만 해도 이 비중은 30.3%에 불과했다. 장수 기준으로 보면 5만원권 지폐는 지난달 말 19억8천200만장으로 집계됐다. 한 달 사이 8,700만장 늘었다.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5만원권은 1만원권이나 자기앞수표에 비해 휴대와 결제가 편리해 시중에 유통되는 금액에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박동휘기자 slypd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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