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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 행복한 100세 시대]富 물려주기 보다 관리능력 가르치기 더 중요...'돈 공부' 어릴수록 좋다

우리 아이 잘 사는 방법





얼마 전 한 예능프로에서 20대 초반 출연자가 목돈 예치를 위해 금융상품 상담차 은행에 방문하는 모습이 나왔다. 은행직원은 한 예금 상품을 추천했는데, 출연자가 예금과 적금의 차이를 되물어 보는 장면이 나왔다. 필자는 누구나 아는 기본적인 금융상식이라고 생각했던 부분에서 예상과 다른 장면이 나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고 보면 사회초년생을 포함한 20대들이 재테크를 본인이 직접 하지 않고 부모님이 알아서 해준다는 말을 주위에서 심심치 않게 들었다. 이러한 모습들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의 금융교육 국제협력기구(INFE)가 실시한 성인 대상의 금융이해력 조사결과에서도 나타난다. 2016년도 우리나라의 금융이해력은 66.2점으로 OECD 회원국의 평균(64.9점)을 소폭 웃돌지만, 연령대별로 보면 20대가 62점으로 평균 점수를 크게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20대도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점차 재테크를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기대를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이 듣는다면 아마 ‘글쎄(I don’t think so)’ 라고 말할 것이다. 그는 “6세에게 돈 공부를 시켜도 되느냐”는 질문에 “이미 늦었다”고 답한 인물이다. 버핏이 물려받은 유산 없이 세계적인 부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아버지의 조기 경제 교육 때문이었다. 버핏은 6세에 콜라를 판매했고 11세에 주식투자를 시작했다.

돈의 가치를 깨닫는 데 어린 나이는 없다. 월스트리트저널 기사에 따르면 5세 아동은 5,000원으로 무엇을 살 수 있는지 판단할 능력이 있고 7~8세에는 저축과 투자가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으며 13~14세가 되면 조그마한 투자 계좌를 개설해 주식을 고르게 할 수 있다고 한다.



한국의 부모들은 한글은 모르는 아이까지 영어유치원을 보내는 등 선행학습에 적극적이다. 최근 드라마 ‘스카이캐슬’ 열풍에서도 볼 수 있듯이 아직까지 명문대 진학이 부의 지위를 확보하는 길로 인식된다. 한국 부모들의 노력은 자녀들이 커서 경제적 부족함 없이 잘 살길 바라는 믿음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러나 결과는 종종 믿음을 배신한다. 우리가 바라는 결과에 적합한 과정을 수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실적인 결과는 20대에 적금과 예금을 구분 못하거나 금융이해력이 평균보다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난다. 경제 관념을 배우지 못한 아이가 사회생활을 한다고 저절로 터득할 수 있다는 것은 착각이다.

우리나라 부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상속과 증여’다. 일생 동안 어렵게 모은 재산을 자녀에게 고스란히 물려주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그 부를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가르치는 것이다. 부를 관리하는 능력은 숫자에만 밝다는 뜻은 아니다. 돈의 소중함을 배우는 일련의 과정에서 책임감, 통찰력, 자신감을 배우게 된다. 부모들이 바라는 성공한 사람들의 요건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100세를 당연히 바라보는 시대에 살고 있다. 주어진 시간이 많을수록 관리 능력은 더욱 중요해진다. 나의 자녀가 고기를 잡기 바란다면, 고기를 잡는 도구들을 사다 주지 말고 고기를 잡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 우리가 100세를 사는 동안 자녀들 세대에는 100세 언제까지 연장될지 아무도 모른다. 가늠할 수 없는 긴 시간이다. 고기를 스스로 잡고 보관할 줄 알아야 한다. 시작은 어릴수록 좋고 부모의 생각이 바뀌어야 아이도 배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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