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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궐과 왕릉, 3·1절 맞아 무료 개방

3·1절 100주년 기념으로 문화재청 궁릉 무료 개방

일제 훼손한 덕수궁 '광명문'도 80년만에 제자리

덕수궁 함녕전의 정문이던 광명문의 현재 모습. /사진제공=문화재청




3·1절을 맞아 조선의 궁궐 및 종묘와 왕릉이 무료로 개방된다. 문화재청이 3·1절을 기념해 궁릉을 무료로 개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복궁, 덕수궁, 창경궁과 창덕궁(창덕궁 후원 제외) 등 궁궐과 종묘 및 조선왕릉(세종대왕유적관리소 포함)이 그 대상이다.

문화재청은 25일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이날 궁궐과 왕릉을 무료로 개방하고 다양한 기념행사를 개최한다”면서 “지난해 6월에 시작한 ‘덕수궁 광명문 제자리 찾기’ 준공행사도 3월 1일 오후 1시 30분에 진행한다”고 밝혔다.

광명문은 고종황제의 생활공간이었던 함녕전(咸寧殿)의 정문이다. 고종은 1897년 당시 ‘경운궁’이던 덕수궁 대한제국 수립을 선포했고, 그 해 함녕전을 새로 지어 생활공간으로 사용했다. 고종은 순종에게 왕위를 물려주고도 이곳에서 지내다 1919년 1월 승하했고, 남양주 홍릉으로 향한 고종의 국장행렬이 바로 이곳 광명문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조선과 대한제국의 위상을 끌어내리려 한 일제(日帝)는 덕수궁을 지속적으로 훼손하는 과정에서 1938년 광명문을 덕수궁 남서쪽 구석으로 옮겨버렸다. 궁궐 전각의 정문이라는 본래 의미를 잃은 채 광명문은 방치됐고 현대에 이르러서는 물시계인 국보 제229호 자격루와 보물 제 1460호 동종을 보관하는 전시 공간으로 사용됐다.



고종황제의 국장이 3·1운동의 기폭제가 된 만큼, 광명문이 80년 만에 제자리를 되찾는 것은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이에 덕수궁에서는 다음 달 1일부터 5일까지 대한문과 돌담길 주변에 하얀 천을 둘러 고종 국장 모습을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또 고종과 명성황후가 잠든 남양주 홍릉 앞 광장에서는 3·1절 오전 10시에 연극 ‘1919년 3월 홍릉, 그날의 기억’이 펼쳐진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다채로운 문화 행사를 통해 100년 전 일제 압제에 항거하며 외친 독립의 함성을 국민이 기억하고, 독립투사의 활약상을 되새겨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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