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화웨이가 세계 최대의 모바일 전시회 ‘MWC2019’에서 보안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궈핑 순환 화웨이 회장이 직접 보안 논란을 불식하는 발언을 하는가 하면 보안검증 업체 대표를 초청해 국내 언론을 상대로 검증 상황을 알리기도 했다. 화웨이는 보안 논란 속에서도 MWC2019에 초대형 부스를 마련하는 등 전시 기간 내내 주목을 받고 있다.
화웨이는 26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MWC 2019 행사장 내 화웨이 부스에서 한국언론을 초청해 정보보안 평가 상황을 공유했다. 스페인 정보보안평가업체 에포크 앤 에스프리(Epoch and Espri)의 미구엘 바농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화웨이의 보안 인증을 9년째 하고 있다”며 “3~4개월 전 화웨이의 의뢰를 받아 5세대 이동통신(5G) 기지국과 코어 장비를 검증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에포크 앤 에스프리는 전세계 50여 국에 진출해 정보통신(ICT)분야 보안과 취약점을 평가하는 기업이다. 바농 대표는 “화웨이는 현재 비슷한 수준의 기업들이 획득하는 최고 수준인 레벨 4의 보안 검증을 받고 있다”며 “올 가을까지 결과물이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포크 앤 에스프리는 ICT기업과 관련 레벨 1에서 7까지 보안등급을 매기는데 화웨이처럼 다양한 장비와 솔루션을 활용하는 기업들은 레벨 4가 현실적으로 도달할 수 있는 가장 높은 보안등급이다. 에포크 앤 에스프리는 화웨이 소스코드 검증까지 진행하고 있는데 검증이 종료되면 스페인 정부의 모니터링을 거쳐 CC코드 인증을 받게 된다. 우리나라와 스페인은 보안 인증 관련 국제 협약을 맺고 있는데 이 경우 국내에서는 레벨 2 수준의 보안 검증을 통과한 것으로 간주된다. 바농 대표는 “현재 대형 통신장비업체 가운데 CC인증을 받은 업체는 화웨이가 유일하다”며 “인증한 결과로만 보면 보안에 대해서는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 검증 결과가 나오지 않은 데다 국내 검증기관이 참여하지 않아 5G 장비와 관련 국내 이용자들의 우려를 불식시킬지는 미지수다.
화웨이는 이보다 앞서 MWC2019 공식행사에서도 보안 논란에 대해 반발하는 의견을 표명했다. 궈핑 순환 중국 화웨이 회장은 26일 진행된 MWC 기조연설에서 “화웨이는 백도어를 심은 적이 없으며 절대 심지 않을 것”이라며 “다른 사람이 우리 장비에 그렇게 하는 것도 절대 허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궈 회장은 작심한 듯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운영한 ‘프리즘(PRISM) 프로젝트를 거론하며 “프리즘이 존재했는데 누가 믿을 만한가”라며 “네트워크 환경에서 보안 문제는 모두가 공유해야 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프리즘 프로젝트는 미 중앙정보국(CIA)출신인 에드워드 스노든이 “정부가 2007년부터 민간인의 이메일, 메신저 등을 불법 수집했다”고 폭로하면서 알려진 불법 전자감시체제다.
화웨이는 이런 논란 속에서도 초대형 부스를 마련해 신형 폴더블폰 ‘메이트 X’를 전시하는 등 관람객의 주목을 받고 있다. 화웨이는 1전시장 전체 면적(약 3만㎡)의 절반을 자사 부스로 꾸며 5G 장비와 솔루션을 전시했다. 전시장 내 미팅룸에는 각국의 정보통신(ICT) 사업자와 모임이 끊이지 않았다. 화웨이는 또 3, 4, 7전시장에도 각각 부스를 내며 자본력을 과시했다. 3전시관에는 특히 폴더블폰이 전시돼 관객들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정보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행사 주최측인 GSMA도 초대형 스폰서 화웨이의 눈치를 볼 정도”라며 “대형 부스를 통해 홍보 활동을 강화하면서 서구인들에게 보안과 관련 우호적 여론을 형성하고 있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바르셀로나=강동효기자 kdhy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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