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078930)그룹이 전기차 유통 시장에 진출한다. 걸음마 단계인 전기차 유통 시장에 선제적으로 발을 들여놓아 시장 확대에 따른 성장 기회를 엿본다는 계획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오는 2030년 전기차가 글로벌 전체 신차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 보급 대수는 2억2,800만대에 이른다.
3일 재계에 따르면 GS그룹 내 종합상사 업체인 GS글로벌은 22일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사업 목적에 ‘자동차 판매업’을 추가한다. GS글로벌은 지금까지 ‘자동차 기계류 판매 및 정비업’ 등의 사업은 했지만 자동차 판매에까지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GS글로벌 관계자는 “GS글로벌이 종합상사로서 이번에 자동차 판매업을 사업 목적에 넣을 것”이라며 “구체적인 계획은 유동적”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GS글로벌의 자동차 판매업이 전기차와 관련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해 8월 GS글로벌은 전기상용차 전문 개발 업체인 제인모터스와 ‘전기상용차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국내외 전기상용차 시장의 문을 두드리기도 했다. 당시 GS글로벌 측은 제인모터스 측과 전기상용차 라인업 확대, 차별화된 충전 설비 및 애프터서비스 인프라 구축 등에 힘을 모으기로 했으며 중장기적으로 상품 개발, 생산 거점 확대, 해외 진출 등을 공동 추진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제인모터스와의 MOU 체결 당시 GS글로벌을 이끌 던 허세홍 대표가 올 초 GS칼텍스 대표로 옮겼다는 점에서 그룹 차원의 전기차 시장 진출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GS칼텍스는 지난달 LG전자와 ‘에너지-모빌리티 융복합 스테이션’ 조성을 위한 MOU를 맺고 GS칼텍스 주유소에 전기차 충전 시설을 설치하는 한편 카셰어링 등의 서비스도 선보인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GS칼텍스가 지난해 말 카셰어링 업체 ‘그린카’의 지분 10%를 350억원에 확보했다는 점에서 카셰어링용 전기차 유통 시장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아울러 GS칼텍스의 자회사 GS엠비즈가 수입차 판매 등으로 차량 판매 노하우를 쌓고 있어 전기차 부문에 집중할수록 그룹사 간 시너지 확대도 기대해볼 만하다는 분석이다. 에너지 업계의 관계자는 “에너지와 유통 등에 특화된 GS그룹의 입장에서는 전기차 시장 확대가 또 다른 기회일 수 있다”며 “다만 보수적 경영 방식으로 유명한 GS그룹이 전기차 시장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대응할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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