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이 선망하는 직장을 다니던 그가 세일즈맨으로 전환한 뒤 20년이 훌쩍 넘도록 보험 업계를 떠나지 않은 것은 영업에 대한 남다른 철학과 애정 때문이었다. 차 대표는 “처음 보험 업계에 발을 들일 때만 해도 이렇게 오랫동안 몸담을지 상상도 못 했다”며 “남들은 힘들다고 손사래 치는 보험 영업이 재밌었고 경력이 쌓인 후에는 데리고 있던 후배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다 보니 시간이 이렇게 흘렀다”고 회상했다.
그는 오래전부터 보험 영업을 종합예술로 표현해왔다. 체력·창의력·화술·인간관계·매너 등 모든 면에서 주도면밀한 자기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1990년대만 해도 블루오션으로 여겨지던 보험 산업이 어느덧 대표적인 레드오션으로 변했지만 보험 에이전트는 여전히 유망하다고 그는 말한다. 다만 컨설팅이나 다른 산업군에서 충분한 경험을 먼저 쌓을 것을 권했다. 그는 “제가 보험 산업에 입문했던 1990년대와 다르게 지금은 레드오션으로 불리지만 영업이 보험 산업의 꽃이자 전문직 중의 전문직인 것은 변하지 않는다”며 “다만 바로 설계사 직군에 뛰어들기보다는 다른 산업에서 성공이든 실패든 충분한 인생 경험을 쌓고 올수록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젊은 세대일수록 단기간에 큰 성과를 내려고 집착하는 경향이 있는데 보험 산업은 긴 안목으로 노력하는 과정 없이는 성과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 보험 선진국인 미국에서도 설계사 출신 CEO가 상당수를 차지한다.
보험 영업의 특수성을 반드시 유념해야 한다는 조언도 남겼다. 그는 “당장 눈에 보이지 않는 보험 상품에 스토리와 가치를 포장해서 팔아야 하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 없다”며 “보험 에이전트에게 윤리성과 전문성은 반드시 갖춰야 할 덕목”이라고 힘줘 말했다. 가격을 흥정하고 사양을 조정하는 게 자동차나 가전제품 등을 파는 일반 세일즈맨의 일이라면 미래의 불행에 대한 대비책이라는 ‘가치’를 파는 보험 영업은 성격이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그가 오래전부터 ‘보험 에이전트는 사랑의 전도사’라고 표현한 이유다. 에이전트는 생명보험이라는 가족 사랑의 가치를 전달해주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은 그를 지탱해온 자부심의 원천이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마음속 깊이 고객 입장에서 생각하는 역지사지의 자세 역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에이전트로 활동할 당시 고객들을 만나러 가기 전에 오전6시면 출근해 충분한 스터디를 통해 3개의 제안서를 늘 준비해 갔다”며 “내 몫이 줄더라도 고객에게 필요한 제안서를 권하는 것이 에이전트의 도리”라고 강조했다.
/박진용기자 yong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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