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벤처투자 공모가가 희망 가격 범위 최상단에서 결정됐다. 벤처캐피탈(VC) 주가 침체에 상장 철회를 검토하는 기업들도 일단 안도하며 상장 이후 상황을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3일 VC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8일 끝난 미래에셋벤처투자 공모가 산정을 위한 수요예측서 기관투자가 대부분 공모가 희망 범위(3,700~4,500원) 상단에 주문이 몰리며 큰 인기를 끌었다. 이에 상장주관사 KB증권과 미래에셋벤처캐피탈은 최종 공모가를 최상단 수준인 4,500원으로 결정했다. 공모가가 상단에서 결정되면서 203억원 규모 공모금액을 확보한다.
정부가 대표적으로 육성 중인 벤처캐피탈 기업들은 정책에 발맞춰 지난해 초부터 잇따라 상장 이후 자본시장서 자금 조달을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VC 산업에 대한 생소함과 VC 기업의 고평가 논란에 주가가 침체를 이어가자 상장을 준비 중인 기업들이 상장 철회를 최근부터 검토하기 시작했다.
VC업계 맏형 아주IB투자(027360)는 지난해 11월 상장 당시 공모가를 산정하는데 당시 희망 공모가 범위(2,000~2,400원)을 한참 하회한 1,500원으로 가격이 정해지며 VC 업계에 충격을 가져다 줬다. 5일 현재 주가 역시 1,200원 안팎서 거래되고 있다. 이밖에 바이오·엔터테인먼트 분야서 큰 활약을 하는 SV인베스트먼트(289080) 역시 공모가(7,000원) 대비 현 주가는 4,000원선이다. 지난해 VC 상장 러시의 첫 시작을 알린 린드먼아시아도 공모가 6,500원서 상장 당시 1만8,000원까지 주가가 올랐지만 현재는 5,300원선이다.
동종 기업 주가가 침체를 겪자 앞으로 상장하는 VC는 공모 자금을 상대적으로 더 적게 받을 수밖에 없다. 현재 상장을 준비 중인 VC는 네오플럭스·KTB네트워크·이앤인베스트먼트·엘비(LB)인베스트먼트 등이다. 증권신고서만 내면 되는 네오플럭스와 KTB네트워크는 상장을 일단 유보하고 미래에셋벤처투자 등 동종 기업 주가를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상장을 준비 중인 한 VC 관계자는 “미래에셋벤처투자 공모가가 잘 나오긴 했지만 공모 희망 범위 자체가 낮았기 때문에 상단이라고 해봐야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수준”이라며 “일반 청약과 상장 당일 시초가, 종가 외에도 당분간 VC 기업들 전체 주가 추이도 면밀히 지켜본 후 상장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호현기자 green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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