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는 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9년 주요업무 추진계획’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서면 보고했다고 밝혔다. 기재부가 대통령 업무보고를 대면이 아닌 서면으로 한 것은 지난 2008년 부처 출범 이후 처음이다.
정부는 민간을 통한 경제활력 제고를 올해 업무 추진의 최우선 순위에 두고 이달 말까지 120조원이 투입되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다. 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특수목적회사(SPC)는 지난달 용인시에 투자의향서를 제출했는데 정부도 보조를 맞춰 속도를 내는 것이다. 반도체 생산설비 1개만 세워도 37만개 일자리 유발과 128조원의 생산 유발효과(서울대 경제연구소)가 기대된다.
민간의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대상도 확대해 올해 6조4,000억원 이상의 프로젝트를 이끌어낼 계획이다. 정부가 최근 민자 사업의 경제·정책적 분석을 면제하는 내용의 민간투자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민자사업의 비용 편익 분석 기관을 다양화하고 적격성 조사를 통과한 대형 민자 사업은 4월 중 공고를 내는 등 사업을 조기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원력 의료와 산악 관광 활성화 등 신산업 발전의 물꼬를 터주기 위한 규제 개혁도 지속할 계획이다. 기존 주력산업에 대해서는 이달 중 2030년 발전 로드맵을 발표할 예정이다. 중국 정부가 ‘중국 제조 2025’를 마련해 강력한 지원을 바탕으로 신산업 육성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붓는 것을 벤치마킹했다. 로드맵에는 반도체·자동차·조선·석유화학 등 주요 산업 발전을 위한 단계별 액션 플랜이 담길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정부가 뒤늦게 민간 중심의 경제 활력 제고에 나섰지만 최근 일고 있는 일자리 대란, 소득분배 대란의 근본 원인에는 눈감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재부는 오히려 지난해 상용직 일자리 증가와 가계소득 증가 등을 근거로 “소득주도 정책이 긍정적 변화의 물꼬를 텄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복지 확대 효과가 나타나 올해 소득분배 어려움은 완화될 것”이라고 긍정 전망했다. 그러나 상용직 근로자에는 비정규직도 포함되기 때문에 긍정적 신호로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가계소득도 지난해 4·4분기 전체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정부 말대로 3.6% 늘었지만 하위 20%(1분위)는 근로소득이 사상 최대 폭(-36.8%)으로 급감하면서 17.7% 줄어드는 등 저소득층 소득은 되레 줄었다.
/세종=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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