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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작용 적고 효능은 굿...면역항암제 '전성시대'

면역세포 활성화로 암세포 죽여

바이오의약품 '키트루다' 매출

작년 7배 가까이 뛰어 703억원

국산 '이뮨셀LC'도 35% 껑충

MSD ‘키트루다’




BMS·오노 ‘옵디보’


글로벌 항암제 시장의 주도권이 차세대 면역항암제로 빠르게 이동하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면역항암제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바싼 가격에도 가장 최근에 출시된 바이오의약품이라는 점과 효능이 우수하다는 점이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7일 시장조사업체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미국 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는 지난해 국내에서 70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매출 112억원에 비교하면 7배 가까운 성장세다. 키트루다는 흑색종, 폐암, 신장암, 혈액암, 방광암 등에 두루 쓰이는 바이오의약품이다.

미국 BMS와 일본 오노가 개발한 ‘옵디보’도 575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면역항암제 2위에 이름을 올렸다. 국산 면역항암제인 GC녹십자셀의 ‘이뮨셀LC’도 지난해 전년보다 35% 늘어난 매출 333억원을 기록했다.

암을 치료하는 항암제는 약 성분의 작동 원리에 따라 크게 3종류로 나뉜다. 1세대 항암제인 화학항암제는 암세포뿐만 아니라 정상세포까지 공격해 체중이 줄고 머리카락이 빠지는 등의 부작용이 단점이다. 2세대 항암제로 등장한 표적항암제는 암세포만 집중적으로 공격해 부작용은 덜하지만 적용 대상이 제한적이고 내성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이 한계로 꼽힌다.





3세대 면역항암제는 암세포에 가로막인 면역세포를 활성화시켜 암세포를 치료한다. 면역세포 활성화가 핵심이어서 특정 암이 아닌 다양한 암으로 치료질환을 확대할 수 있고 기존 항암제 대비 부작용이 적다. 다만 가장 최근에 등장한 바이오의약품인 탓에 가격이 비싸다는 게 단점이다.

국내 항암제 시장에서 면역항암제에 대한 수요가 늘자 표적항암제 매출은 급감했다. 표적항암제의 대명사였던 노바티스의 ‘글리벡’은 2017년 459억원에서 지난해 433억원으로 매출이 줄었고 세엘진의 ‘레블리미드’도 같은 기간 353억원에서 290억원으로 실적이 추락했다. 특허만료로 국산 복제약이 대거 등장한 것도 원인이지만 일선 의료현장에서 표적항암제 대신 면역항암제 처방으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면역항암제는 글로벌 의약품 시장에서도 폭발적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이밸류에이트파마는 올해 글로벌 의약품 시장에서 키트루다와 옵디보가 각각 91억7,000만달러와 78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해 판매액 3위와 4위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면역항암제가 글로벌 의약품 매출액 10위권 내에 진입하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면역항암제가 글로벌 의약품 시장의 격전지로 부상했지만 국내 기업은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수준이다. 국내 대표 바이오기업인 셀트리온(068270)은 지난해 말 면역항암제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개발에 착수했고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아직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놓고 검토 중이다. 신약으로는 신라젠(215600)이 글로벌 임상 3상 중인 ‘펙사벡’이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바이오협회 한 관계자는 “면역항암제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향후 3년 내 글로벌 의약품 매출액 상위 제품이 기존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에서 면역항암제로 완전히 대체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며 “국내 바이오기업도 면역항암제 복제약 개발하는 것에서 나아가 신약 개발로 조기에 눈을 돌려야 시장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지성기자 engi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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