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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 앞둔 기업들 초비상] 스튜어드십 코드 확산 틈타 '체리피킹' 하는 기관도

■'감시 사각지대' 기관

참여 신청 89곳 중 20곳 눈치보기

"가점 노려 당국 정책 악용" 비판





분석능력과 전문성을 가진 기관투자가가 기업과 산업의 미래 가치를 치열하게 고민하고 주주총회가 그 장이 되는 것이 행동주의의 이상적인 모습이다. 그러나 아직 국내 행동주의의 역사가 짧은 탓에 기관의 역량에 대한 신뢰도는 높지 못하다. 외려 기업 경영을 감시하라는 ‘특명’을 받은 기관은 금융당국을 포함해 어느 곳의 감시도 받지 않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7일 한국거래소 산하 기업지배구조원에 따르면 스튜어드십 코드에 참여한 연기금과 보험사·자산운용사 등 기관은 이날 현재 89개이며 참여 예정인 기관은 41개다. 이 가운데 스튜어드십 코드 참여 신청서를 내놓고 아직 실제 참여를 하지 않은 기관이 20개다. 이들 가운데는 길게는 2년 전에 신청 예정을 알리고는 현재까지 참여를 연기한 것인지 등의 여부를 밝히지 않은 곳도 있다.

이를 두고 스튜어드십 코드 확산을 위해 참여기관에 가점을 주는 방식의 금융당국 정책을 기관들이 악용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가점만 따내고 정작 스튜어드십 코드에는 관심 없는 ‘체리피킹’을 했다는 것이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은 지난해 9월 국회예산정책처의 연구용역사업 보고서에서 “기관들이 당장 가점만을 바라고 도입계획서를 면밀한 계획 없이 제출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코드 참여와 관련한 모니터링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제도가 악용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조대현 서스틴베스트 연구원은 최근 국내 기관투자자의 스튜어드십 코드 이행 현황 보고서에서 “한국 스튜어드십 코드 홈페이지에 등록된 참여 예정 기관의 상당수가 스스로 공시한 계획대로 코드를 도입하지 않고 있어 금융당국의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서 코드 도입 후 공시가 미흡하거나 도입 예정 시기를 지키지 못하는 기관에 자율개선 기간을 부여한 뒤 나아지지 않는다면 도입(예정) 기관 목록에서 삭제하는 등의 관리·감독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양준기자 mryesandn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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