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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風당당 베니스비엔날레

본전시에 이불,아니카 이, 강서경 3명 참가

한국관은 김현진 예술감독이 맡아

남화연, 정은영, 제인 진 카이젠 참여

대부분 광주비엔날레와도 인연 있어

오는 5월 개막하는 제58회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 제인 진 카이젠(왼쪽부터)과 정은영, 김현진 예술감독과 남화연 작가. /사진제공=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인으로 국제 미술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이불, 아니카 이, 강서경이 오는 5~11월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열리는 제 58회 베니스비엔날레 본전시에 참여한다. 김현진 예술감독이 이끄는 한국관 전시에는 남화연, 정은영, 제인 진 카이젠이 함께 간다.

베니스비엔날레 사무국은 8일 본전시 참여작가 79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세계에서 최고(最古)의 현대미술제로 권위를 자랑하는 베니스비엔날레는 총감독이 직접 운영하는 아르스날레의 본전시와 각 나라별로 꾸미는 자르디니의 국가관 전시로 나뉜다. 이번 비엔날레는 영국 런던의 대표적 미술기관인 헤이워드갤러리의 랠프 루고프 관장이 총감독을 맡아 ‘흥미로운 시대를 살아가기를(May you live in interesting times)’이라는 주제로 본전시를 기획한다.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중인 작가 이불. /서울경제DB


지난 1999년 제48회 베니스비엔날레에서 한국관 대표작가인 동시에 본전시 참여작가로 출품했고 특별전까지 거머쥔 이불(55)은 20년 만에 본전시에 다시 초대받았다. 작가는 한반도 비무장지대(DMZ) 감시초소 철수 과정에서 나온 해체 잔해로 높이 4m 구조물을 제작해 전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불은 지난해 루고프 총감독이 관장이었던 런던 헤이워드갤러리에서 대규모 회고전을 개최한 바 있다. 헤어워드갤러리가 한국인 개인전을 연 것은 백남준 이후 30년 만이었다.

한인 1.5세로 뉴욕에서 활동하는 아니카 이(Anicka Yi·48)는 지난 2016년 권위있는 미술상인 ‘휴고 보스 프라이즈’를 수상한 최초의 한국인 작가로 유명세를 탔다. 1996년 제정된 격년제 예술상인 미국의 ‘휴고보스상’은 영국의 ‘터너상’과 더불어 양대 미술상으로 꼽힌다. 앞서 베니스비엔날레 본전시에 참여했던 이불과 구정아도 후보에만 올랐을 뿐 수상은 놓쳤다. 부상으로 아니카 이는 백남준,이우환에 이어 한국인 세 번째로 뉴욕 구겐하임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아니카 이는 합성 생물학, 생물 공학, 소멸, 바이오 픽션 등 과학기술과 예술이 접목된 실험적 설치작업에 주목하는 작가다. 박테리아를 활용해 썩기 쉬운 작품 혹은 냄새 나는 설치물 등을 작품으로 선보였다.

서울에서 태어나 뉴욕에서 활동하는 한인 1.5세 출신 미술가 아니카 이. /사진제공=휴고보스 코리아




이화여대 동양화과 출신인 강서경(42)은 지난해 필라델피아 현대미술관 개인전을 비롯해 리버풀 비엔날레와 상하이 비엔날레 등에 참여하며 활발히 활동하던 중 리버풀 비엔날레를 방문한 루고프 총감독의 제안을 받아 올해 베니스비엔날레에 초청받게 됐다. 지난해에 그는 양혜규에 이어 한국인 두 번째로 아트바젤이 수여하는 ‘발루아즈 예술상’을 받았다. 전통을 참조하고 그 논리를 재해석해 오늘의 풍경을 분석하는 작업을 펼쳐온 강서경은 이번 비엔날레서 신작으로 구성된 ‘땅 모래 지류’ 연작과 대표작으로 불리는 ‘그랜드마더 타워’를 선보인다.

이들 베니스비엔날레 본전시 참여작가 세 명의 공통점은 모두 광주비엔날레 출신이라는 점. 이불은 지난 2014년 광주비엔날레에 참여했고 아니카이와 강서경은 2016년 광주비엔날레에 나란히 작품을 선보였다.

현대미술가 강서경. /서울경제DB


한편 한국관은 김현진 큐레이터가 예술감독을 맡았고 남화연, 정은영, 제인 진 카이젠이 대표작가로 함께 한다.

남화연은 20세기의 전설적 무용가 최승희(1911~1967)의 삶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작업, 정은영은 여성이 남장을 하고 연기하는 여성국극을 다룬 프로젝트를 오랫동안 탐구해 왔다. 제인 진 카이젠은 제주에서 태어났으나 덴마크로 입양된 한국계로 ‘버려진 딸의 이야기’인 바리설화를 동시대 여성의 디아스포라 신화로 해석해 선보일 예정이다. 근대화 과정에서 치열하게 살아간 여성의 이야기가 세 작가 작품의 기저를 관통한다. 김현진 예술감독은 지난해 한국에 번역, 소개된 미국소설 ‘파친코’의 첫 문장을 빌려와 ‘역사가 우리를 망쳐놨지만 그래도 상관없다(History Has Failed Us, but No Matter)’를 전시 제목으로 삼았다.

이들 또한 광주비엔날레와 인연 있다. 정은영은 2014년 광주비엔날레에 초대됐다. 남화연은 2008년 광주비엔날레에 참가했고 당시 오쿠이 엔위저 총감독이 제 56회 베니스비엔날레 총감독을 맡으며 본전시에 초청받았다. 김현진 씨는 엔위저가 총감독이던 광주비엔날레에 큐레이터로 참여했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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