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카풀 사회적대타협 기구는 수적으로도 불균형입니다. 구성원이 택시회사 4명에 카풀회사가 1명, 이게 말이 되는 겁니까. 서비스 이용자는 아예 참여도 못했습니다. 택시회사는 앞으로 더욱 의기양양하게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는 데 힘을 쏟을 것입니다.”
10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난 임정욱(50·사진)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은 지난 7일 발표된 택시-카풀 사회적 대타협기구의 합의문을 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번 합의가 한국의 공유경제 기틀을 만들어 가는 기업들에게 족쇄로 작용할 것으로 염려했다.
임 센터장은 “카풀을 할 수 있는 시간대를 출퇴근 시간(오전 7~9시·오후 6~8시)으로 한정하고 이를 아예 법으로 못 박는 것은 새로운 시도의 싹을 완전히 잘라버리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 여객운수법 81조 1항은 카풀을 금지하지 않은 상황인데 택시업계가 아우성친다는 이유로 (정부가) 퇴행적으로 법을 동원해 카풀을 막아버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대타협으로 모빌리티를 둘러싼 기득권 세력과 신생업체 사이의 갈등이 봉합됐지만 한국 경제 전체를 본다면 혁신성장의 가능성을 차단하는 오판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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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센터장은 합의 발표 전부터 줄곧 정부의 조기개입 필요성을 외쳤다. ‘타다’나 ‘카카오(035720)카풀’ 등 새로운 서비스 나왔을 때 정부가 초기 단계서 개입해 문제 해결을 하거나 그것도 아니라면 아예 시장의 힘을 존중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택시업계가 느끼는 공포가 극대화 될 때까지 정부가 뒷짐을 지고 있었던 것이 가장 뼈아픈 일”이라며 “정부가 (혁신사업체의 등장을) 오히려 전국의 택시회사를 개혁할 수 있는 지렛대로 활용했다면 어땠을까 싶다”고 말했다. 특히 택시 운전을 하는 사람들이 택시회사와 모빌리티 업체 사이에서 선택권을 지닐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길을 터줬다면 지금과는 다른 결과가 나왔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순히 ‘모든 규제를 풀라’는 것이 아니라 혁신성장을 유도할 수 있는 곳은 과감하게 풀고 조일 곳은 조이는 ‘운용의 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특히 핀테크와 헬스케어(바이오) 분야는 과감한 규제 없애기가 필수라고 덧붙였다.
임 센터장은 한국 사회가 관습적으로 소프트웨어에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기를 꺼리는 것도 스타트업 성장에 걸림돌이 된다고 지적했다. 임 센터장은 제로페이에 대해서도 “취지는 좋지만 기존에 유사한 결제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기술개발과 투자에 힘써온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맥이 빠지는 일”이라며 “정부가 혁신성장을 위한 지원을 결정할 때, 소프트웨어와 같이 눈에 바로 띄지 않는 대상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여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임 센터장은 라이코스 한국지사 최고경영자(CEO)와 다음커뮤니케이션 서비스혁신본부장 등을 거치며 정보기술(IT)·벤처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를 활성화하고 해외진출을 지원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비영리 민관협력네트워크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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