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이 주도하는 달 궤도 우주정거장(gateway·게이트웨이)이 오는 2025년 완공되면 달과 소행성, 화성 탐사의 전진기지가 된다.
지상 400~410㎞ 궤도를 하루 15~16회 도는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비해 다양한 과학실험을 할 수 있고 지구와 심우주를 연결하는 거점 역할을 톡톡히 하게 된다. 지구와 달의 중력이 균형을 이루는 지점에 위치해 우주선 발사 시 적은 연료만 있으면 된다. 궤도가 달에 근접했다 멀어지기를 주기적으로 반복하는데 지구와 태양이 가려지지 않아 통신과 자체전력 생산에 유리하다. 나사가 2030년대 초반 화성 유인탐사를 하기 위한 여러 실험도 할 수 있고 수십 년 내 상업적으로 소행성에서 희귀자원 채취를 해올 때 원가를 절감할 수 있다. 달의 얼음을 활용해 물과 연료를 조달하게 되면 그야말로 게이트웨이는 심우주로 가는 우주정거장이 될 수 있다.
게이트웨이는 미국이 2022년 전력추진 모듈(PPE) 발사를 시작으로 건설에 들어가 이후 러시아·유럽·일본·캐나다 등과 함께 우주인 거주시설, 물품·장비 보급선, 사람·화물 통로인 에어록, 우주선 도킹과 외부장비 설치용 로봇팔을 보내게 된다. PPE는 전력생산은 물론 궤도와 자세를 유지하기 위한 추진력, 지구·달과의 통신을 위한 것이다. 2025년 완공되면 우주비행사 네 명이 30일씩 돌아가며 거주하게 된다. 2단계로 2020년대 후반에는 화성여행에 대비한 장기체류 실험용으로 딥스페이스 트랜스포트(Deep Space Transport·DST) 모듈이 추가된다.
게이트웨이는 건설비가 많이 들어 규모는 ISS에 비해 작다. 미국 스쿨버스 크기인 55㎥에 4개 PPE가 부착되고 무게는 75톤이다. ISS는 11개 모듈을 달아 388㎥, 420톤에 달한다. 최영준 천문연구원 우주과학본부장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게이트웨이 설계도 보잉이 하도록 하고, 앞으로 사람과 화물 운송도 록히드마틴 등 미국 회사를 이용하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나사는 게이트웨이 프로젝트와 별개로 록히드마틴·문익스프레스 등 9개사를 선정해 달 수송선·착륙선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미국은 게이트웨이가 들어서면 2025년 이후 ISS에서 철수한다. 이후 ISS는 러시아 주도로 2028년까지 운영된 뒤 폐기되거나 민간으로 이양된다. 앞서 ISS는 미국 주도로 러시아·캐나다·일본·유럽우주청(ESA)이 참여해 400억달러가 투입됐고 한국은 예산문제로 불참했었다. 최원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은 “최대 여섯 명이 거주하며 과학실험을 하는 ISS에 참여하지 못했지만 게이트웨이는 꼭 참여해 국제공조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내년에 미국 스페이스X를 통해 달 궤도 탐사선을 보내고 2030년까지 한국형발사체(누리호)로 착륙선을 보내는 등 달 탐사를 추진하고 있다.
한편 지구 궤도 우주정거장은 1970년대 러시아의 살류트와 미국의 스카이랩, 1980년대 러시아의 미르에 이어 2011년 ISS와 중국 톈궁1호, 2016년 톈궁2호가 건설됐으며 이 가운데 ISS와 톈궁2호가 현재까지 운영되고 있다. 중국은 독자적으로 2023년까지 22톤 규모의 톈궁3호를 목표하고 있다. /고광본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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