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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퇴근으론 수익 못내"...카풀 '투잡' 뛰나

서비스 제한으로 성장동력 잃어

운전기사 인원 최대한 확보하고

24시간 무상운행서비스 검토 등

플랫폼 영향력 강화에도 공들여

'규제혁신형 택시플랫폼' 구축도

지난 7일 더불어민주당 택시·카풀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인 전현희 의원과 택시·카풀 업계 대표자들이 국회 정론관에서 합의안을 발표하고 있다./연합뉴스




지난 7일 택시-카풀 사회적 대타협 기구가 내 놓은 합의로 카풀 업계가 고민에 빠졌다. 카풀 유상서비스가 출퇴근 시간대로만 한정되면서 사실상 성장 동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정해진 시간대를 벗어나면 돈을 벌 수 없고, 시간대를 유지하면 본래 취지를 살리기가 힘들다. 카풀업계는 운전자를 끌어모아 카풀 서비스 명맥을 유지하되 다가올 규제혁신형 택시 플랫폼을 함께 대비하겠다는 분위기다.

우선 국내 최대 카풀업체 카카오모빌리티는 주어진 시간대 안에서 운전자를 최대한 확보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승차공유서비스는 참여하는 운전자가 많아야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다. 카카오크루가 지난해 한 달 간 모은 누적 운전자는 약 8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풀업체 럭시를 인수한 데 들인 252억 원이라도 뽑아내려면 더 많은 인원이 필요하다. 카카오 모빌리티는 3개월 공백기를 최소화하고 카카오크루 모집 인원만큼이라도 출퇴근 시간대 운전자를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카카오 스스로도 카풀만 가지고는 독자영업이 어렵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 카카오 모빌리티 관계자는 “카풀은 어차피 제한적으로밖에 할 수 없다”며 “카풀은 카풀대로 이용자를 모으겠지만 우리나라 혁신서비스가 카풀만 있는 건 아니라는 점을 말하고 싶다”고 했다. 카풀 이외에 차량을 이용한 모바일 플랫폼 서비스를 새로 열 수 있다는 취지다.

눈을 돌릴 만한 새로운 선택지는 규제 혁신형 택시다. 정부와 여당은 지난 4일 사회적 대타협 기구를 통해 ‘플랫폼 기술을 택시에 접붙이고 각종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해 규제혁신형 택시의 등장을 미리 알렸다. 지역 규제나 1·2·3부제, 합승금지 등 택시업계의 각종 규제가 완화되면 이를 발판 삼아 플랫폼 업체가 시도해 볼 서비스도 많아진다. 이미 택시 합승 승객을 짝지어 주는 앱도 생겼다. 최근 국토부가 검토한 대로 지역 간 택시 운행이 가능해지고 화물·음식까지 배달할 수 있게 되면 플랫폼의 영향력이 더 커진다.



카풀업체 풀러스도 이를 감안, 카풀 서비스로 정면승부를 보는 대신 플랫폼 영향력을 강화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풀러스는 24시간 카풀을 유지하는 대신 4일부터 유상서비스를 무상서비스로 전환했다. 운전자와 이용자가 팁만 교환하도록 해 풀러스에 돌아오는 수익이 없는데도 무상 카풀을 강행한 셈이다. 풀러스 관계자는 “서비스 시작 이래로 계속 적자를 보고 있다”면서도 “많은 사용자에게 알려지면 그 다음부터는 자연스레 앱 사용량이 늘고 수익구조가 나타날 거라고 본다”고 했다. 카풀서비스 자체로 승부하기보다는 플랫폼 브랜드를 키우기로 방향을 정했다는 뜻이다.

그러나 카풀업계가 규제혁신형 택시로 방향을 틀 경우 국민들이 애초에 원하던 승차공유 서비스는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택시기사들이 할 일이 많아져 생계를 이어갈 수 있겠지만 같은 자원을 여러 명이 활용하는 공유경제 가치는 사실상 실현하기 어렵다. 기존에 카풀서비스만 제공하던 영세 카풀업체들도 고정수익을 벌지 못해 고사할 가능성이 높다.

모빌리티 업계는 이번 합의로 인해 사실상 토종 카풀 서비스가 동력을 잃었다며 우려하고 있다. 이동우 차차크리에이션 대표는 “카카오가 출퇴근시간대 자가용 카풀 서비스로는 확장이 어렵다는 것을 알고서도 합의했다”며 “타 업체를 배제하고 모빌리티 플랫폼 시장에 진입 장벽을 쌓아 택시 배달 서비스로 사업을 확장하려는 의도”라고 비난했다. 이재웅 쏘카 대표도 “우리나라에서 유상카풀서비스를 제공하던 곳 대다수가 사업을 접거나 철수했고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던 풀러스는 무상카풀로 전환했다”며 “과연 이 합의가 카풀-택시 사회적 대타협기구의 합의라고 불릴 수 있는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신다은기자 down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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