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바이오제약업계에 사명 변경 바람이 불고 있다. 해외진출, 업종변경, 판매신장 등 회사별로 이유가 다양하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중견 바이오기업 바이로메드는 오는 27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20년간 사용해 온 현재의 회사명을 ‘헬릭스미스(Helixmith)’로 개명하는 정관변경안건을 상정한다. 이는 해외 진출을 위해서다. 바이오메드는 자사 유전자치료제 VM202의 임상 3상을 올해 하반기 성료할 경우 미국 시장을 겨냥할 계획인데 현지에 이미 동명의 회사가 있다고 한다. 따라서 사명을 바꿔 상표권 충돌을 미연에 방지하려는 것이다. 헬릭스미스는 DNA를 뜻하는 ‘헬릭스’와 대장장이를 뜻하는 ‘블랙스미스’를 합한 말이다.
생체나노 물질 ‘엑소좀’을 개발 중인 셀렉스라이프사이언스도 오는 20일 주주총회에서 ‘일리아스바이로로직스’로의 사명 변경에 나선다. 바이오기업으로서의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콘돔제조사 유니더스는 지난해 바이오 기업으로 업종을 변신하면서 사명도 바이오제네틱스로 개명했다. 이후 공격경영에 나서고 있다. 기술확보를 위해 광동제약에서 28년간 의약품 개발업무를 담당했던 안주훈 대표이사를 영입하는가 하면 지난달 27일에는 담도암 표적항암제 ‘바리티닙’의 국내 독점 라이센스를 확보해다. 최근에는 경남제약 인수전에도 뛰어들었다.
이들 기업처럼 사명에 ‘바이오’를 명시하면 고객과 투자자들에게 어떤 업종의 회사인지 명확히 알릴 수 있어 마케팅과 투자 유치에 유리하다. 바이오기업의 투자유치는 신약 개발 및 설비투자, 고용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다만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주식시장에서 바이오열풍이 불어 사명에 ‘바이오’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이유만으로도 ‘묻지마 투자’가 이어지는 상황”이라며 “단순히 이런 시류에 편승한 사명변경이라는 오해를 사지 않도록 해당 기업들이 바이오산업에 대한 명확한 경영비전을 투자자들에게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