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등 여야4당이 선거제 개편의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여야4당의 압박에 고립되던 자유한국당은 선거제 개편안을 내놓으라는 ‘최후통첩 D-DAY’인 10일 ‘의원정수 10% 감축안’을 내놓고 오히려 여야4당에 강하게 맞섰다. 그러면서 바른미래당을 겨냥해 민주당이 패스트트랙에 얹히려는 개혁법안들을 ‘경제 죽이기’ 법안으로 규정하고 정체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선거제를 두고 공조체제를 구축하는 민주당과 야3당을 이른바 ‘갈라치기’ 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그럼에도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4당은 선거구획정안 법정제출시한인 오는 15일 이전에는 패스트트랙 절차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은 의원직 총사퇴까지 불사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앞서 천명한 바 있다. 서로 마주 보며 내달리는 폭주 기관차처럼 여야4당과 한국당의 대치 전선은 가팔라지고 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내 정치개혁특별위원회 긴급회의를 열고 “(민주당이 선거제와) 거래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법안은 한마디로 경제 죽이기 법안”이라며 “그들만의 법안을 선거법과 ‘빅딜’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국민들의 요구에 따라 의원정수를 10% 감축해 270석을 제안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현재 패스트트랙 정국이 “의회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의원직 총사퇴’를 검토 중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반면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날 “패스트트랙이 최장 330일이 걸리기 때문에 내년에 개정된 선거법으로 선거를 치르기 위해 부득이 패스트트랙에 들어가야만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에서 선거법을 포함해 10개 법안을 패스트트랙으로 처리하자고 제안했다”며 “상당히 진전된 안이라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1일부터 본격적으로 패스트트랙 대상 법안을 확정하고 (선거제) 단일안을 만드는 협상을 하겠다”고 밝혔다. 여당과 상당한 교감이 이뤄졌다는 점을 보여주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앞서 민주당은 선거제도뿐 아니라 사법개혁안·국민투표법 등의 주요 개혁법안까지 한데 묶어 패스트트랙에 올리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당론을 확정한 상태다. 바른미래당과 평화당· 정의당까지 함께 긴밀한 공조체제를 구축하고 현 정부 핵심 개혁과제 법안까지 모두 처리할 태세다. 선거제 개편 여부에 따라 당의 존폐가 달린 야3당도 민주당의 전향적인 자세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계산이다. 민주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패스트트랙에 올리면 최장 330일이 걸리더라도 내년 총선에서 적용될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며 “이는 한국당에 큰 압박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어 의원직 사퇴보다는 결국 논의 테이블에 앉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종호·안현덕기자 joist18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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