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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금리 비중 높이라는데...고민 커진 차주

금감원, 48% 맞추라고 권고

금리인상 멈칫...유불리 갈려





올해 말까지 주택담보대출의 고정금리 비중을 48%까지 맞추라는 금융당국의 방침에 따라 은행들은 연말까지 고정금리 대출 비중을 3%포인트 높여야 한다. 이 가운데 돈을 빌리는 차주 입장에서는 고정금리가 유리할지, 변동금리가 유리할지를 놓고 고민이 깊어지는 상황이다. 문제는 금리 인상 압력이 주춤해진 현시점에서 금리 예측 자체가 쉽지 않다는 점. 지난해부터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오던 미국이 최근 들어 “인내심을 갖겠다”며 속도 조절에 나서면서 금리 인상 압력이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12일 은행권 주담대에서 고정금리 대출이 차지하는 비율 목표를 48%로 설정하는 ‘가계부채 종합관리방안 시행을 위한 은행 대출구조 개선 촉진 세부 추진방안’ 행정지도를 예고했다. 이번에 제시한 목표치는 지난해 말 목표 대비 0.5%포인트 올린 수치다.

금감원은 차주들의 원리금 상환부담을 줄이기 위해 ‘5년 고정금리’ 비율을 늘리도록 은행에 지도했다. 고정금리 대출의 경우 가계별 이자부담 수준이 예측 가능해 가계부채 관리가 쉬운데다 금리 인상기에는 변동금리에 비해 유리하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미국 등 금리 인상 기조가 뚜렷해지면서 금융당국도 고정금리 주담대 비율을 늘리도록 유도해왔다.

하지만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완만해졌고 일부에서 유럽 경기 전망 등을 고려하면 ‘인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오히려 고정금리가 변동금리에 비해 유리하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지난달 말 기준 신한·KB국민·우리·KEB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5년 혼합형(5년 고정금리 적용 후 변동금리 전환) 주담대 금리 상단은 1년 만에 0.62∼0.81%포인트 하락해 2.8~4.3% 수준의 금리를 보이고 있다. 반면 자금조달비용지수(COFIX·코픽스)의 상승으로 변동금리는 상승하고 있다. 특히 지난 2월 잔액 기준 코픽스는 전월보다 0.02%포인트 상승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18일부터 KB국민은행의 경우 잔액 3.38~4.88%, 신규 3.21~4.71%로 심리적 마지노선인 5%에 육박했다. 신한은행은 잔액 3.31~4.66%, 신규 3.34~4.69%였으며 우리은행은 잔액 3.41~4.41%, 신규 3.39~4.39%, NH농협은행은 잔액 2.71~4.33%, 신규 2.69~4.31%다. 일부 대출의 경우 고정금리보다 변동금리를 택하는 것이 더 금리가 높을 수 있게 된 셈이다.



또 금감원은 비거치식 분할상환 대출 비중은 55%로 지난해 목표치를 유지하기로 했다. 주담대에는 순수 주담대 외에 전세 세입자가 보증금을 내기 위해 받는 전세자금대출도 포함되는데 대부분 변동금리에 일시상환 방식인 전세자금대출이 급격히 증가했기 때문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은행의 주담대에서 전세대출이 차지하는 비율은 15.5%로 전년 말 대비 3.7%포인트 상승했다. 전세대출이 늘어난 만큼 은행들이 주담대에서 고정금리·분할상환 상품 비율을 늘리는 데 어려움이 크다는 점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이 영업점 성과평가 때 가계대출 취급 실적은 제외하도록 한 조치도 1년 더 연장했다. 이에 따라 은행은 가계대출 취급 실적이나 가계대출 고객 수 증가 실적 등을 영업점 평가 때 반영할 수 없다. 다만 영업점별 가계대출 취급액 대비 고정금리 대출과 분할상환 대출 취급액 비율은 반영할 수 있다. 아울러 새희망홀씨 대출과 같은 서민금융 지원 실적도 평가할 수 있다.

보험권과 상호금융권도 올해 고정금리 및 분할상환 목표비율을 올렸다.

보험권 고정금리 대출 목표비율은 현행 40%에서 45%로, 분할상환 대출 목표비율은 55%에서 60%로 올렸다. 상호금융권 분할상환 목표비율은 25%에서 30%로 올리기로 했다. /서민우기자 ingagh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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