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회사 넥슨이 상반기 모바일게임 대거 출시를 예고하며 매각 전 ‘몸값 올리기’에 나섰다.
넥슨은 12일 서울 서초구 넥슨아레나에서 ‘넥슨 스페셜 데이’를 열고 올 상반기에 출시할 모바일게임 14종을 공개했다. 고전 PC게임에 강하다는 기존 이미지를 벗고 모바일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의도다. 넥슨의 모바일 게임 실험이 대규모 인수전에도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넥슨이 모바일게임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택한 전략은 4가지다. 자사 유명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모바일게임을 재출시하거나 해외 유명 IP를 기반으로 모바일 게임을 개발하고, 여러 강소 개발사의 게임 소프트웨어를 대신 유통하는 방식이다. 이미 인기를 얻은 국내 모바일 게임은 해외로 내보내기로 했다. 넥슨은 각 전략별로 2~3종씩 게임을 분산배치해 실패율을 낮췄다.
출시 예비작 가운데 가장 관심을 모으는 건 18년 장수게임 ‘크레이지아케이드 BnB’ 모바일이다. 지난 2001년 출시된 이래 누적 회원 수 2억 5,000만 명을 기록하며 전 세계 사용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오는 21일 모바일 게임 출시를 앞두고도 이미 200만 명이 사전예약을 신청했다고 넥슨은 밝혔다. 1996년 출시된 장수게임 ‘바람의 나라’도 올여름 국내 서비스를 목표로 상반기 내 사전테스트를 하기로 했다.
넥슨은 해외에서 잘 알려진 IP도 사 들여 모바일로 재출시하기로 했다. 영화 고질라 콘셉트를 딴 ‘고질라 디펜스포스’와 일본의 유명 게임 ‘시노앨리스’를 모바일게임으로 재출시한다. 넥슨이 여러 개발사로부터 위탁 받아 대신 유통하기로 한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마기아:카르마 사가’나 수집형 RPG ‘린:더 라이트브링어’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미 국내에서 인기가 검증된 넥슨 자체제작 게임 ‘야생의 땅 듀란고’와 ‘오버히트’, ‘메이플스토리M’는 상반기 해외시장에 확대 진출할 계획이다.
서용석 넥슨 모바일사업본부 부본부장은 “넥슨 모바일사업이 극명하게 속도를 내다가 어느 순간부터 정체된 게 사실”이라며 “지난해와 올해는 그간 모아왔던 걸 터트리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했다.
대규모 매각 일정으로 게임사업이 지연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에는 “관계없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서 부본부장은 “지연 가능성에 대해 내부적으로 많은 고민을 했다”면서도 “사용자들과의 약속인 만큼 매각 변수와 관계없이 일정을 맞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날 각 게임별 출시일정을 특정해 라인업을 연 것도 “회사 스스로 지키겠다고 다짐하기 위해서”였다며 “외부 변수와 상관 없이 내부개발 및 출시가 잘 진행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차질 없이 해낼 것”이라고 했다.
넥슨은 당장 이틀 뒤인 14일부터 ‘린:더 라이트브링어’를 출시해 21일 크레이지 아케이드 모바일, 내달 18일 ‘트라하’를 출시하며 숨 가쁜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신다은기자 down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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