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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케어'에 재정 펑펑...건보 8년만에 적자로

보장성 강화 영향 -1,778억

누적적립금 20조 달한다지만

지출 더 늘어나 안심하긴 일러

이른바 ‘문재인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으로 지난해 건강보험 재정이 8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정부는 건강보험 누적 적립금이 20조원에 달해 재정 건전성을 걱정할 단계가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앞으로 건강보험 지출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돼 안심하기는 이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지난해 건강보험 재정수지를 집계한 결과 수입 62조1,159억원에 지출 62조2,937억원을 기록해 당기수지 1,778억원의 적자를 나타냈다고 13일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 2011년부터 2017년까지 7년째 이어온 당기수지 흑자 행진에도 제동이 걸렸다.

건강보험 재정이 적자로 돌아선 것은 문재인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가 가장 큰 원인이다. 환자가 전액 부담했던 비급여 진료에 건강보험을 최대 70%까지 적용하는 제도가 본격 시행되면서 지출 규모가 크게 늘었다. 정부는 문재인케어의 조기 정착을 높이기 위해 오는 2022년까지 5년간 1조원 안팎의 건강보험 재정을 투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연간 건강보험 수지가 적자로 돌아섰지만 누적 적립금은 20조5,955억원으로, 일단 재정적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건강보험 누적 적립금은 2011년 1조5,600억원 수준이었지만 2014년 12조8,072억원으로 10조원을 넘어섰고 2017년에는 사상 최대인 20조7,733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7월부터 문재인케어가 본격 시행되면서 건강보험 재정수지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당장 지난해 뇌·뇌혈관 자기공명영상장치(MRI) 검사에 건강보험을 적용했고 올해 들어서는 안면과 복부·흉부도 순차적으로 보험 혜택을 제공한다. 초음파 검사 역시 이달 하복부·비뇨기를 시작으로 하반기에는 전립선·자궁으로 확대된다. 7월부터 국가암검진에 폐암을 추가하는 것에도 건강보험 재정이 투입된다.

올해는 국민들의 경제적 부담이 큰 일선 병의원의 2·3인실 병실에도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간호·간병 통합 서비스가 본격 시행되면서 병실료와 간병비에도 건강보험 재정이 투입돼 국민들의 부담이 줄어든다. 희귀·난치성 질환을 앓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 본인부담금에도 건강보험 예산이 지원되는 등 올해 건강보험 지출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정부는 문재인케어 시행을 앞두고 2022년까지 30조원의 재원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중 10조원은 누적 적립금으로 사용하고 20조원은 물가 및 임금 상승률을 반영한 건강보험료 인상으로 충당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현재 20조원가량 누적 적립금이 쌓여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문재인케어 완료 이후에도 10조원의 누적 적립금을 예비비로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문재인케어 시행에 따른 건강보험 재원이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당초 예상보다 빨리 건강보험 재정이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국회예산정책처의 ‘건강보험료율 인상에 따른 건강보험 재정 전망’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의 임기가 끝나는 2022년까지 총 13조5,000억원의 건강보험 수지 적자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는 이어 차기 정부 들어서도 건강보험료 인상 없이 문재인케어가 계속 시행된다고 가정하면 2023년부터 2027년에는 총 12조1,000억원의 적자가 추가로 발생해 적립금마저 고갈될 것으로 내다봤다.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라는 취지에는 누구나 공감하지만 장기적인 대책 없이는 건강보험 재정이 예상보다 일찍 고갈되는 사태를 맞이할 수 있다는 얘기다. 앞으로 연평균 3.2% 안팎에서 건강보험료를 인상하겠다는 정부 방침과 달리 머잖아 ‘건보료 폭탄’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명연 자유한국당 의원은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하는 것은 보편적 복지의 측면에서 중요하지만 재정 절감에 대한 대책이 빠져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현행 건강보험료율 한도에서 누적 적립금을 계속 충당하는 문재인케어가 계속 시행된다면 예상보다 빠른 2024년께 적립금 고갈이라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한 관계자는 “문재인케어 시행을 앞두고 건강보험 재정 추이를 추정한 결과 향후 5년 동안 모두 1조원가량의 재정 적자를 예상했지만 도입 시기가 늦어졌고 건강보험료 수입도 늘어 당초 예상보다는 적자폭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앞으로 3년 동안 효율적인 예산 집행과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 건강보험 재정수지 적자폭을 최대한 줄여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지성기자 engi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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