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영화처럼 트랙에서 속도를 내며 달리는 주행을 꿈꾼다. 하지만 국내에서 이 꿈을 실현하기에는 제약이 너무 많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 BMW그룹이 국내 최초로 인천 영종도에 드라이빙 센터를 설립했다. 무려 770억원을 투자한 이 센터는 24만㎡ 부지에 다양한 트랙과 전시장, 이벤트홀, 주니어 캠퍼스 등으로 구성돼 있다. 크기만 해도 축구장 약 33개 규모다.
BMW그룹이 독일, 미국에 이어 세 번째로 설립한 국내 드라이빙 센터는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주행트랙 6개와 브랜드 체험을 위한 전시장, 어린이들을 위한 주니어 캠퍼스 등 다양한 공간이 마련돼 있다. 그중에서도 대부분의 사람이 궁금해하는 부분은 바로 주행트랙. 그래서 ‘카&펀’이 직접 트랙을 주행해봤다.
BMW 드라이빙 센터의 핵심인 트랙은 다목적, 다이내믹, 원선회, 가속 및 제동, 오프로드 등 6개의 코스로 구성됐다. 운전 경력이나 본인의 역량에 따라 △챌린지A △M택시 △오프로드 △어드밴스드 △인텐시브 △M 드리프트를 선택할 수 있다. 차량별로 요금도 다르다.
운전 경력은 길지만 트랙주행 경험은 처음이라 초보들을 위한 ‘챌린지A’ 코스를 선택했다. 함께 달릴 차량은 ‘MINI JCW’를 선택했다. 이 모델로 미니(MINI)만의 문화를 즐길 수 있음과 동시에 고성능으로 달릴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JCW는 창립자 존 쿠퍼 웍스(John Cooper Works)의 이니셜을 그대로 사용했다. 존 쿠퍼는 미니가 설립된 첫해인 지난 1959년 이탈리아에서 애스터마틴 DB4가 주파한 기록을 한 시간이나 앞당겼고 1962년 몬테카를로 랠리의 우승으로 이끌었다. 이후 미니는 스트릿 서킷 레이싱에서도 수차례 우승을 기록하며 경주용 자동차로 자리매김했다. 당시 존 쿠퍼는 주변의 만류에도 특별한 구성으로 미니 쿠퍼 모델을 탄생시켰다. 이렇게 만들어진 미니 JCW는 자신만의 독립적인 캐릭터를 갖춤과 동시에 미니의 레이싱을 향한 열정과 시너지 효과를 내는 스포티함이 더해졌다. 전장은 4m가 채 되지 않지만 최대 246km까지 속도를 낼 수 있다. 100km/h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6.1초에 불과하다.
차를 선택한 뒤 안전교육을 받으러 이동했다. ‘안전교육을 위한 주행시설’은 국제 표준으로 처음 선보이는 시설로 14명의 전문강사가 참가자들이 안전한 주행기술을 익힐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핸들과 몸통 사이의 거리, 시트 조절 등을 배우고 난 뒤 본격적으로 트랙으로 이동했다. 다목적 트랙에서 먼저 미니 JCW에 익숙해지는 시간을 가졌다. 급브레이크, 가속, 회전 등 전문강사의 지시 아래 ‘워밍업’을 끝내고 난 뒤 본격적인 트랙으로 이동했다.
주행코스 중에서도 핵심 코스인 2.6km 길이의 드라이빙 트랙은 직진 구간과 코너링 구간으로 구성돼 짜릿한 주행 상황을 연출할 수 있었다. 바로 미니 JCW의 성능은 650m의 직진코스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직진코스에서 미니 JCW에 대한 선입견이 완전히 깨졌다. 겉으로 작고 만만해 보였던 차가 액셀을 밟자 악동 같지만 강렬한 한방을 선사했다. 가속페달을 밟으니 순식간에 최대치로 가속돼 고속 주행의 흥분을 느낄 수 있었다. 미니 JCW 는 4기통 트윈터보파워 엔진에 6단 자동변속기와 함께 최고 231마력, 32.7~35.7kg·m의 토크, 최고속력은 234~246km/h를 자랑한다. 스포츠 모드로 주행 모드를 바꾸고 가속페달에 힘을 주자 속도는 단 몇 초 지나지 않아 150km를 훌쩍 넘겼다. 요란한 굉음과 포탄처럼 질주할 수 있었다. 작은 몸으로 이리저리 코너링을 하더라도 스티어링휠의 반응이 탁월해 금방 안정을 찾고 주행을 지속했다.
다음 차례는 ‘뉴 MINI JWC 컨트리맨’이었다. 오프로드 코스에서 ‘M택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오프로드 코스는 숲, 철길 주행, 통나무 주행, 좌우 경사로 등 다양한 오프로드 모듈을 경험할 수 있게 꾸며놨다. 전문 드라이빙 인스트럭터가 운전하는 ‘뉴 미니 JCW 컨트리맨’에 동승해 드리프트 등 강력한 퍼포먼스를 체험했다. 미니 JCW를 탄 뒤 컨트리맨에 탑승하자 넓고 편안한 승차감이 푸근하게 느껴졌다. 이 모델은 사륜구동 시스템인 ALL4가 적용돼 하부를 단단하게 붙잡아주는 것은 물론 더욱 빠른 속도를 실현할 수 있었다. 60도가 넘는 경사로에서도 한 개 또는 두 개의 타이어로 비스듬히 정지하는 것을 체험하니 다른 SUV와는 달리 안정감이 느껴졌다. 미니 JCW도, 뉴 미니 JCW 컨트리맨에도 앞, 뒤, 옆, 휠, 내부 등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 ‘존 쿠퍼 웍스’ 마크는 미니에 대한 그의 애착을 반영하는 듯했다. 그가 미니에 기대했던 ‘작지만 강렬한 한 방’을 느끼고 싶다면 드라이빙 센터에서 JCW 모델로 한 번 달려보는 것은 어떨까.
/박시진기자 see12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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