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40대와 50대 중장년층 고용 지표가 크게 악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취업자수는 1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었지만, 대부분 재취업, 저임금직이 중심이 된 65세 이상 노인 일자리가 이를 견인해 고용의 ‘질적 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화하는 취업난에 새로 구직을 포기한 사람만 58만명을 넘었고, 경제활동을 하지 않고 그냥 쉰 사람은 216만6,000명으로 통계 작성을 시작한 지 16년 만에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
16일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50대 실업자 수는 20만6,000명을 기록했다. 현재와 같은 기준의 실업자 통계를 작성한 지난 1999년 6월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특히 50대 실업자는 지난 2017년 12월부터 15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증가세를 이어갔다.
30·40대의 고용 상황도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30대와 40대의 고용률은 작년 2월보다 각각 0.5%포인트, 0.2%포인트 하락한 74.9%, 78.3%를 기록했다.
특히 40대의 경우 전년 동월과 비교한 고용률이 13개월 연속 떨어졌다.
반면 60세 이상과 65세 이상의 고용률은 각각 37.1%, 27.9%로 전년 동월 대비 각각 1.8%포인트, 2.4%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달 기준으로는 둘 다 지난 2000년 통계작성 이후 가장 높았다.
특히 65세 이상의 경우 고용률이 2017년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전년 동월보다 18개월 연속 상승했다.
지난달 전체 취업자 수는 2,634만6,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26만3,000명 늘었다. 전년 동월 대비로 작년 1월 33만4,000명 늘어난 후 최근 13개월 만에 가장 많이 증가했다.
취업자는 늘지만, 자녀 부양의 부담이 크고, 고임금 일자리에 종사하는 경향이 강한 30~50대의 고용은 줄고 있는 반면, 재취업자와 저임금직의 비율이 높은 노인 일자리는 늘고 있다는 점에서 고용 상황이 질적으로 부실화하고 있는 셈이다.
양질의 일자리를 구하지 못할 바에 그냥 쉬는 것을 택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지난달 구직단념자는 지난해 2월보다 4만1,000명 늘어난 58만3,000명이었다. 월 기준 구직단념자 수는 비교 가능한 통계를 작성한 2014년 이후 올해가 가장 많았다.
전년 동월과 비교한 구직단념자 수는 작년 6월부터 올해 2월까지 9개월 연속 증가했다. 경제활동을 하지 않고 특별히 하는 일 없이 그냥 쉬는 이들도 많았다. 올해 2월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활동상태가 ‘쉬었음’으로 분류된 이들의 수는 216만6,000명으로 2003년 1월 통계를 작성한 이후 가장 많았다. /세종=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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