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2시부터 청와대에서 박상기 법무부 장관, 김부겸 행안부 장관으로부터 한 시간 동안 사건 관련 보고를 받고 “사회 특권층에서 일어난 사건의 진실을 규명해내지 못하면 우리는 정의로운 사회를 말할 수 없을 것”이라며 주문했다고 김의겸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오래된 사건인 만큼 공소시효가 끝난 부분도 있을 수 있고 아닌 부분도 있을 수 있다”며 “끝난 일은 그대로 사실 여부를 가리고 남은 범죄 행위가 있다면 반드시 엄정한 사법 처리를 해주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버닝썬 사건과 관련해 문 대통령은 “연예인 등 일부 새로운 특권층의 마약류 사용과 성폭력 등이 포함된 불법적인 영업과 범죄행위에 대해 관할 경찰과 국세청 등 일부 권력기관이 유착해 묵인·방조·특혜를 줘왔다는 의혹이 짙은 사건”이라며 “의혹이 사실이라면 충격이 아닐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들의 드러난 범죄행위와 유착관계 시기는 과거 정부 때의 일이지만 동일한 행태가 지금 정부까지 이어졌을 개연성이 없지 않으므로 성역을 가리지 않는 철저한 수사와 조사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힘 있고 ‘빽’ 있는 사람에게는 온갖 불법과 악행에도 면죄부를 주고 힘없는 국민은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오히려 두려움에 떨어야 했다”며 “이를 바로잡지 못하면 결코 정의로운 사회라 할 수 없다. 두 장관이 책임을 지고 사건의 실체와 제기되는 의혹을 낱낱이 규명해주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이 뒤늦게나마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지만 ‘과거 정권의 일’로 사건을 축소해서 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버닝썬 논란의 핵심인 ‘경찰총장’으로 알려진 윤모 총경은 지난해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근무할 당시 연예인들과 식사와 골프를 한 것으로 밝혀졌고 경찰과 클럽 간 유착은 지난해 7월 미성년자의 클럽 출입 사건을 무마하는 과정에서 비롯됐다. 버닝썬 논란이 촉발된 클럽 내 폭행도 지난해 11월에 발생했다.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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