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광암 치료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BCG 치료제 ‘온코타이스’를 생산하는 다국적 제약사 MSD가 향후 몇 년간 수급을 맞추기 어렵다고 선언하면서 국내 병원과 환자들에게 비상등이 켜졌다. 대한비뇨기과학회 등 일선 병원에서는 보건당국에 차선책을 제시해달라고 요청하고 있지만 보건당국은 아직 수급에 문제가 없다며 엇갈리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18일 미국 의약전문지 피어스파마에 따르면 MSD는 지난 14일(현지시간) “2016년 사노피가 생산을 중단한 후 MSD가 전 세계에서 유일한 BCG 치료제 공급자”라며 “그동안 생산능력을 100% 이상 상향했고 제조시간도 40%나 단축했지만 수요를 맞추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MSD는 그러면서 “현재 생산시설을 풀로 가동하고 있고 연간 60만~87만바이알(vial)을 생산하고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만큼 적어도 내년까지는 수급이 원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방광암은 2016년 남성에게 발병한 암 중 여덟 번째로 빈도가 높은 암으로 환자의 70~80%는 방광암 중에서도 ‘비근침윤성 방광암’을 앓고 있다. 비근침윤성 방광암은 방광의 근육층을 침범하지 않고 방광 점막에 국한되거나 고유층만 침범하는 암으로 약 50~70%가 5년 내에 재발할 정도로 재발률이 높은 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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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온코타이스의 수급불안으로 환자들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온코타이스의 국내 수급부족 문제는 지난 몇 년간 제기돼왔으며 2017년에는 의약품 공급부족 품목에 포함되기도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온코타이스의 국내 연간 수입액은 2013년 64만8,192달러에서 2016년 112만9,722달러까지 늘어났다가 2017년 87만2,237달러로 고무줄처럼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MSD의 국내 지사인 한국MSD의 관계자는 “현재 국내 온코타이스 수급이 다소 불안한 상황”이라며 “전 세계에서 이 치료제를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는 만큼 시설투자를 늘렸음에도 수요를 맞추기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민승기 대한비뇨기과학회 보험이사는 “온코타이스는 초기 방광암을 치료하는 데 필수적인 약”이라며 “현재 한 병원당 12바이알씩 공급되고 있는데 이 정도 수량으로는 종합병원의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보건당국은 전혀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현재 온코타이스 수급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2017년 공급부족이 보고된 후 보고된 게 없다”고 말했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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