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가 현대홈쇼핑(057050)의 주주 배당정책과 임원진 보수에 대해 최하 수준의 점수를 부여했다. 주주총회 안건에 대해서는 현대홈쇼핑이 제시한 안건에 동의했지만 주주 환원정책 등에 대해 부정적 평가를 내리면서 돌턴인베스트먼트 등의 공세에 더 힘이 실릴 전망이다. 돌턴 등은 현대홈쇼핑의 주주 환원정책이 너무 낮다고 지적하면서 배당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18일 투자업계(IB)에 따르면 ISS는 최근 현대홈쇼핑의 기업지배구조 점수(Governance Quality Score)를 최하 수준으로 평가했다. ISS가 평가한 현대홈쇼핑의 등급은 10등급 중 8등급이다. 등급이 높을수록 회사의 지배구조 및 경영 방식의 위험도가 높다는 의미다. ISS가 국내 주요 대기업들에 대해선 2~4등급 수준에서 평가한 점을 고려하면 현대홈쇼핑의 위험도는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평가안에서 ISS는 ‘주주 권익’ 부문과 ‘경영진 보수’ 부문에서 현대홈쇼핑을 최하점으로 책정했다. 현대홈쇼핑은 주주환원정책을 의미하는 주주권익부문에서 9점을 받았다. 상장 이후 개선된 펀더멘탈(기업실적) 대비 주주들에게 돌아간 과실이 크지 않다는 점을 ISS도 인지하고 있다는 의미다. 현대홈쇼핑이 최악의 평가를 받은 항목은 경영진 보수 부문. 가장 낮은 10점이다. 주주환원은 미미한데 반해 경영진이 받는 보수는 꾸준히 상승한 점을 가장 큰 문제로 본 것이다.
그럼에도 ISS는 현대홈쇼핑 경영진이 이번 정기주주총회에서 제안하는 의결안건은 모두 동의한다는 의견을 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현 경영진을 반대할만한 명백한 불법은 없었기 때문에 경영진의 제안에 찬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ISS가 사측의 편을 들었지만 돌턴을 포함한 기관투자자의 압박은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ISS가 바라본 현대홈쇼핑의 주주환원책은 현대홈쇼핑을 압박하고 있는 행동주의 펀드의 주장과 일치하기 때문이다. 돌턴과 밸류파트너스, VIP자산운용 등 국내외 기관투자자는 풍부한 현금 자산에 비해 자본 배분이 미흡하고 이사회 구성원의 역할이 소홀한 점을 지적하며 자사주 매입·소각과 배당 증대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함께 미국 야크만애셋매니지먼트(Yacktman Asset Management)도 최근 한미투자연대에 지지의사 밝혔다. 야크만애셋은 15조원의 운용자산을 보유한 글로벌 투자사로 지난해 아모레퍼시픽과 삼성전자, KT&G 등 한국 기업에 투자한 바 있다. 야크만애셋은 현재 현대홈쇼핑의 지분 3~4%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야크만애셋이 돌턴 등 한미투자연대의 주장에 지지의사를 표명한 만큼 현대홈쇼핑 주총에서 이사와 감사위원 선임 등의 안건에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조윤희기자 choy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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