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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洪부총리, 소통능력 뛰어나지만...靑·여당 의견 그대로 수용 안돼"

■홍남기 경제부총리 오늘 취임 100일...서경펠로 SWOT 분석

수출·투자 확대-신산업 육성 등

경제정책 수장 존재감 발휘할 때

홍남기 경제부총리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44.9%로 취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것은 2차 북미회담 결렬, 최악의 미세먼지 등 여러 현안이 얽힌 결과지만 무엇보다 어려운 경제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19일 취임 100일을 맞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경제정책의 수장으로서 더 큰 존재감을 발휘해 반전을 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18일 서울경제신문의 펠로(자문단)와 경제 전문가들은 취임 100일을 맞는 홍 경제부총리에게 여러 조언을 쏟아냈다. 경제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의 아쉬움을 토로하는 이들이 많았지만 강점도 분명했다. 특히 홍 부총리의 소통 능력을 장점으로 꼽는 전문가들이 많았다. 서울경제신문 펠로인 최영기 한림대 객원교수(전 노동연구원장)는 “홍 부총리는 담론 싸움 없이 실물경제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귀를 열어놓고 다니면서 반응을 빠르게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도 “국민의 목소리부터 청와대와 여당·야당 등 외부의 말을 귀담아 경청하려고 하는 모습은 분명히 보인다”고 했다.

문제는 홍 부총리가 가진 강점이 지나쳐 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취임 직후부터 ‘정책의 큰 방향성이 없다’ ‘리더십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이어진 것은 홍 부총리가 외부의 의견을 지나치게 많이 듣는 탓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최 교수는 “부총리만의 색깔이 없다”며 “홍남기표 경제정책이 무엇인지 의문이 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도 “부총리가 다른 부서를 아우를 수 있는 리더십을 가지고 경제정책을 이끌어야 정책의 신뢰도가 생기면서 경제 활성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보여줬던 모습대로라면 앞으로의 경제정책 역시 큰 기대감을 불러오기는 어렵다는 조언도 제기됐다. 김상봉 교수는 “경제 현안을 진단하기만 할 것인지, 강력하게 혁신을 밀고 나갈 것인지 경제정책의 큰 방향을 잡고 가야 한다”며 “청와대와 여당의 모든 의견을 수용하려 한다면 앞으로도 상황은 비슷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기재부도 이날 ‘2기 경제팀의 그간 중점 추진정책 점검 및 향후 추진 방향’을 발표하며 현 경제 상황의 어려움을 언급했다. 수출·투자 부진과 고용·분배 문제가 풀어야 할 숙제로 평가됐다. 현재 수출은 세계 경제 둔화와 반도체 가격 하락 등으로 3개월 연속 감소하는 추세다. 소득 분배 지표 역시 4분기 연속 악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갈수록 약화하는 산업 경쟁력을 확보하고 수요 중심보다는 공급 측면의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정식 교수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만들어 새로운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며 “정부의 재정 확대로 경기 하강을 막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민간 부분에서의 수출·투자를 늘려야 현 문제들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취임 후 100일이라는 시간이 물리적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얻기 힘든 기간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현 경제 상황은 1기 경제팀이 내놓았던 (최저임금 급등 등) 극단적인 정책의 부작용이 터지고 있는 것인데 이를 수습하기에 3개월이라는 기간은 짧다”고 설명했다.4
/세종=정순구·빈난새기자 soon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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