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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더기 법에 데일라" 세무사 '양포'

잦은 정책 변화에 양도세 계산 어려워져

잘못 산출땐 소송 우려 커지자 상담 피해

연이어 발표된 부동산 규제 정책과 2019년 세법 개정안으로 한층 더 복잡해진 양도소득세의 세무 대리 업무를 수임하지 않으려는 세무사들이 늘고 있다. 주택 수 배제 요건 등이 다양해지고 공제항목도 많아 양도세 산출 자체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자칫 잘못 계산했을 경우 소송을 당할 위험까지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17일 세무업계에 따르면 2017년의 8·2 대책과 12·13 임대주택 활성화 대책, 2018년 9·13 대책, 지난 1월 발표된 세법 후속 시행령 개정안 등으로 양도세 관련 규정이 계속 변경되면서 일명 ‘양포(양도세 포기) 세무사’가 급증하고 있다. 부동산 업무를 주로 담당해온 한 세무사는 “부동산 대책을 발표할 때마다 양도세를 건들면서 세무사들 사이에서는 ‘누더기 법’이라는 비아냥까지 나온다”며 “양도세 관련 상담만 십 년 넘게 해왔지만 최근에는 명쾌한 답을 해주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세무사들은 특히 다주택자의 경우 양도세 중과 예외 조건이 다양해져 계산이 더 어려워졌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 다주택자의 양도세를 상담해줄 때는 취득·비과세 특례나 주거용 오피스텔 구분, 동일세대 부모님 주택 여부 등의 주택 수 배제 요건이나 임대사업자 등록의 유·불리 등 따져야 할 것들이 많다. 양도세 규모도 천차만별이다. 10억원에 구입한 아파트를 20억원에 판다고 가정했을 때 1가구 1주택자로 계산하면 2,500만원의 양도세가 발생하지만 다주택자일 경우 5억3,000만원까지 세금이 급증한다. 정승조 우리은행 WM자문센터 세무사는 “1가구 1주택자인 줄 알고 집을 팔았다가 2주택자여서 양도세 중과 판정을 받게 되면 상황이 골치 아파진다”며 “내야 할 세금과 이미 낸 세금의 차익은 물론 10%의 과소신고 가산세까지 내야 하는 탓에 세무사들이 소송에 휘말릴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국세청의 ‘서면 질의’ 제도를 이용하는 것이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담당 인력은 2명으로 한정돼 있는데 관련 질의는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집을 팔고 양도세를 내기 위해 서면 질의를 했는데 납부 기간 내에 답을 얻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양도세 신고 기한은 집을 판 시점부터 두 달 후의 말일까지다. 국세청 관계자는 “최근에 세법 개정이 연이어 이뤄지면서 질의가 많아 답변이 늦어지고 있다”며 “서면 질의를 한다고 해서 법적 구속력이 100% 발생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보다 확실히 하기 위해서는 세법해석 사전 답변을 받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세종=정순구기자 soon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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